秋 "탄핵 주도"발언에 일각에선 "탄핵 당론 번복한 정당" 지적
  •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준표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준표 기자

     

    작년 11월 '영수 회담'을 단독으로 시도해 야권의 반발을 샀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뜬금포가 또 터졌다. 5개월 만에 터진 추 대표의 이번 뜬금포는 10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발생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문 낭독을 통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자 추 대표는 같은 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133일,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1500만 촛불민심은 오늘을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자 최고 주권자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야권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 등장했다. 추 대표는 "우리 당은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제1당으로서 이 역사적 순간을 무겁게 되새겨 새롭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드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인용 과정에서 민주당의 공로는 상당했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그러나 탄핵 인용의 주도세력이 '민주당'이라는 추 대표 발언엔 동의하지 못하는 시선은 상당하다. 추 대표 본인 입으로도 언급한 '촛불민심'이 탄핵 인용의 주도 세력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촛불민심의 대통령 탄핵 인용 촉구에 민주당만이 힘을 실은 것도 아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 타 야당에서도 힘을 보탠 바다. 그 결과, 추 대표가 뜬금포 발언으로 야권 전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촛불민심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공로가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는 발언엔 동의할 수 없다. 흔들리지 않던 촛불민심과 달리, 민주당은 작년 말 국회에서 탄핵을 놓고 추진과 무산을 반복하며 당론을 번복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실제 작년 말 민주당이 탄핵 추진을 놓고 당론을 번복한 반면, 정의당은 흔들림없이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밀어붙인 바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14일 국민의당-정의당과 연대를 구축했던 추 대표는 단독으로 대통령에게 양자 회담을 제안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두 야당은 반발했다.

    당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야권 공조는 어떻게 된 것인지, (추 대표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다른 야당과 한마디 상의 없이 단독 회동을 추진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야권 내 파장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추 대표는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격 철회했다.

    한편 추 대표의 뜬금포는 이날 오후에도 터질 뻔했다. 민주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추 대표가 당 소속 탄핵소추위원들을 박수로 격려하려 했던 것. 다행이도 5선 중진 박병석 의원의 만류로 저지됐다.

    추 대표는 의총 도중 탄핵소추위원인 박범계, 이춘석, 박주민 의원을 단상 위로 불러 박수를 받게 했다. 그러자 박병석 의원이 "그냥 앉으라"고 중재했다. 현 시점이 비상시국임을 감안할 때 당 의원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면 여론의 냉랭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추 대표에 따른 사건을 재차 수습하기 위해 "(당시 상황은) 진리를 발견했을 때 나오는 그런 감탄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