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저 퇴거 후 오후 7시 37분쯤 사저 도착, 지지자들 "탄핵무효" 연호
  •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밝혀진다"고 말했다.

    또한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처음으로 낸 메시지다.

    청와대 관저에서 퇴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7분쯤 삼성동 사저 앞에 도착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결정한지 이틀만이다.

    짙은 남색 외투를 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 없는 미소를 띠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사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 6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고 울먹이며 "박근혜 탄핵무효"를 연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마중 나온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거 소식을 접한 뒤 미리 사저 앞에 도착해 인사를 전했다. 허태열·이병기·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던 손범규 변호사 등도 함께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약 6분 간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인사를 주고 받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가슴이 차올랐는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눈가에는 그렁한 눈물이 고였다.

    '감동과 억울' 밝은 미소 속에 감춰진 한 여인의 눈물이었다. 

    인사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사저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독했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승복 여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진실이 밝혀질 것이란 말로 그간 제기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입장 발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자유한국당 등 지지세력 집결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민경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씀을 하실 때 눈물을 흘리시는 걸 봤다"고 했다.

    그는 "제가 처음에 하시는 말을 받아 적지 못해서 확인을 하기 위해 사저 안으로 들어갔는데 얼굴을 뵈니 볼 화장이 (눈물로)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울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지 않았나. 슬프고 기쁜 것을 떠나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내부는 아직 정돈이 안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저 안에 놓인 침대는 매트리스 비닐이 안 벗겨져 있었고, 보일러를 4년 동안 안 틀다가 틀려고 해서인지 집안에 연기가 자욱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