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 대미(對美)·대북관 우려 목소리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미국에 노(No)' 발언이 논란이다.

    문 전 대표는 13일 "저도 친미(親美)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미국에 '예스(Yes)'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우리의 국익상 필요하면 '노'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문 전 대표와의 인터뷰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 조야에서는 진보적 성향이 강한 문 후보가 북한에 우호적이고 중국과 가까워지는 노선으로 가는 건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며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미국 주요 매체들이 문 후보 관련 보도를 늘리는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표의 대미(對美)·대북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한 번이라도 북한에 '노'(No)라고 말한 적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북한인권법과 인권재단 출범, 유엔 대북결의안, 사드배치에는 반대하고 금강산 관광 확대 재개에는 찬성하는 등 모두 북한을 편드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지금 트럼프 정부가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한미 FTA에 대해 재검토를 할 것이라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요구해 올 때 우리도 우리 국익을 당당히 내세우며 꿀리지 않는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요구에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와 미국은 대단히 중요한 동맹관계에 있지만 국가이익이 우선되는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동맹국의 이익과 우리 이익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크게는 함께 하더라도 우리의 국익을 지켜내야 할 땐 지켜내는 당당한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손혜원 전 더문캠 홍보부본부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계산된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영입인사들의 잇따른 구설수에 대해 "어제 밤 중으로 본인으로 하여금 사과하고 사퇴하게 해서 신속하게 책임을 물었다"며 "안보도 다시 일으켜 세우고 경제위기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인재들이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