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경선 룰 급히 수정…10여 명 후보 난립 예상
  •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그는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그는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논란을 거듭했던 자유한국당 경선 일정 역시 정리되는 분위기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1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직접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에게 마지막 주어진 순간까지,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하며 두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그간 부족한 저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해달라고 해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은 5월 9일을 대선 날짜로 지정하면서 "어느 때보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탄핵 정국을 속에서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는 보수 주자 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드는 후보이기도 했다. 특검과 검찰의 숱한 조사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는 점과 통합진보당 해산 등에 역할을 하면서 보여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원칙과 소신이 전통적 지지층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에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불투명한 입장은 정치권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당장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이 예비경선 이후에도 경선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특례조항을 만들었다가 논란이 일었다.

    결국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날 불출마로 명확하게 입장을 굳혔다.

    그는 "저의 대선 참여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 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황교안 권한대행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하자, 자유한국당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김광림 경선관리위원장은 "후보자 등록기간을 오는 16일 밤 9시까지로 연장하는 대신 추가 등록은 없도록 했다"면서 "1차 컷오프를 해서 6명을 결정한 뒤 다시 연설회를 하고 여론조사를 해서 4명이 본 경선에 나가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 역시 인쇄된 용지에 투표하는 현장투표로 바꿨다"면서 "문제가 됐던 기탁금도 본경선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언급했다.

    김 정책위의장과 자유한국당 기조국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오는 16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한 뒤 3월 17일 후보자들끼리 토론회를 한 차례 개최한다. 이후 18일 6명으로 1차 컷오프를 한 뒤 19일 팟캐스트 토론회를 거쳐, 20일에 4명으로 최종 경선 후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각 후보들은 권역별 비전대회를 거치며 자신의 정견을 발표하고, 3월 31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현재까지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저울질하는 사람은 10여 명에 이른다. 원유철·안상수·조경태·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지사 , 홍준표 경남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 박판석 전 부대변인 등이다.

    오는 19대 대선의 후보자 등록은 오는 4월 15~16일까지, 사전투표는 5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한편,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 소식에 김진태 의원은 "매우 아쉬운 결정으로 우리는 큰 인물을 더 키우지 못하게 됐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