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리 음악가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이 첫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남 몰래 흘리는 눈물' 아리아로 유명한 '사랑의 묘약'은 2017년 '세종시즌'의 첫 공연으로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쫄리와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지휘자 민정기 등 제작진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성악가들이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 모여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연출을 맡은 크리스티나 페쫄리는 "올해는 이탈리아어로 된 노래 가사의 단어 하나하나 생각해야하는 제스처나 리액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출연진이 이탈리아어가 마치 모국어가 된 것 만큼 많은 것들을 소화해내며 훌륭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공연은 지난해보다 인물의 섬세한 감정 묘사에 주력해 사랑의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모든 동화와 같이 '사랑의 묘약'에서도 거짓이나 권력 혹은 재물이 아닌 순수한 사랑이 승리한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민정기 역시 전체적인 공연 분위기와 호흡을 맞춰 섬세하고 정제된 음악을 선보인다. 그는 웅장한 음악보다는 따뜻하고 정적인 감동을 전할 수 있는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 기법을 공연 전반에 활용할 예정이다.

    공연을 총감독하는 이건용 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작년에 선보였던 동서양 고전미가 조화된 연출 방향을 좀 더 발전시키고, 동화 같은 가족오페라에서 진지한 사랑의 담론을 전하는 오페라로 새롭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실제 무대와 유사하게 꾸며진 연습실에는 소프라노 손지혜-박하나(아디나 役), 테너 허영훈-진성원(네모리노 役), 바리톤 한규원-석상근(벨꼬레로 役), 베이스 양희준-김철준(둘카마라 役) 등이 생생한 현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연습에 임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손지혜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출가와 상의해 보다 현대적인 여성상을 토대로 흥미진진한 성격이 드러나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적인 모습에서도 성향을 드러내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농장주의 딸 아디나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안달이 난 젊은 농부 네모리노와 군인 벨코레의 이야기다. 원작에서는 주인공 '네모리노'가 다소 우둔하게 묘사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순수하고 서정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합창은 서울시합창단, 연주는 지난 해 오페라 '맥베드'의 연주를 맡았던 오케스트라 디 피니가 함께 하며, 공연 첫날인 22일 세종시즌 개막을 축하하는 선물 증정과 트릭 아트 이벤트가 로비에서 펼쳐진다. 입장권 2만~12만원.

    [사진=서울시오페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