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 고난의 행군 때 굶어죽었는데 만리마, 새로 수입했나” 조소
  • 김정은이 2016년부터 주창했다는 '만리마 운동' 포스터. '천리마'도 굶어죽는 북한에서 '만리마'는 어찌 버틸지 모르겠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2016년부터 주창했다는 '만리마 운동' 포스터. '천리마'도 굶어죽는 북한에서 '만리마'는 어찌 버틸지 모르겠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2016년 주창했다는 ‘만리마 운동’을 두고, 북한 주민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19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말 ‘만리마 선구자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만리마 운동이란 게 김일성 때 노동당 주요 정책이던 ‘천리마 운동’의 이름만 바꾸 게 아니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황해남도 소식통은 “천리마도 제대로 못 타본 우리가 만리마를 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천리마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이미 굶어 죽은 줄 알았는데 만리마는 어디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의 설명에 따르면, ‘천리마 운동’은 6.25전쟁 당시 한국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송환된 뒤 강선 제강소로 쫓겨난 ‘진웅산’이라는 사람이 다른 포로 출신과 함께 노동당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증명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일종의 개혁 운동이었다고 한다.

    이를 본 김일성이 ‘천리마 운동’을 대중적 개혁운동으로 만들었고, 김정일이 다시 “사회주의 전 기간 동안 항상 틀어쥐고 나아가야 할 전진, 혁신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이어졌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노동당이 ‘만리마 선구자 대회’를 위해 세상이 깜짝 놀랄 기적을 창조해야 한다며, 벌써부터 주민들을 들볶고 있다”면서 “눈만 뜨면 뭔가 새로운 운동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일성 때의 ‘자력갱생’, ‘평양속도’, ‘강계정신’을 김정은이 집권한 뒤 ‘자력자강’, ‘새로운 평양속도’, ‘강원도 정신’으로 이름만 바꿔 놓았을 뿐 새로운 것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의 ‘만리마 운동’ 또한 김일성의 ‘천리마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의 모든 제도와 방식이 김일성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김일성 시대에도 참가자들에게 선물까지 주면서 대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었다”면서 “독자적 국가전략이 없는 김정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을 싫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온갖 대회를 만들어낸 뒤 이를 핑계로 강제 노력동원, 금전 수탈 등을 해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 김일성 시대와 비교해 외부정보를 접할 기회가 훨씬 많아진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