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권 비난하다 범죄자로 몰리자 2016년 부인과 망명…동료들 “러 암살 확신”
  • 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전직 러시아 하원의원 '데니스 보로넨코프'가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전직 러시아 하원의원 '데니스 보로넨코프'가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前러시아 국회의원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그가 ‘암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 자지라’는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데니스 보로넨코프 前러시아 의원이 수도 키예프에서 살해당했다”며 “사망자가 데니스 보로넨코프인 것으로 신원을 확인했다”는 안드리이 크리셰첸코 키에프 경찰국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현지 경찰 대변인을 인용, “데니스 보로넨코프는 키예프 중심가에 있는 프리미어 팰리스 호텔을 떠난 직후 총격을 당했으며, 그의 경호원들이 즉각 응사해 범인과 총격전을 벌이다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45살인 ‘데니스 보로넨코프’는 그의 부인 마리아 막사코바와 함께 러시아에서 공산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앞장섰다고 한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데니스 보로넨코프’는 2016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범죄 혐의’로 심각한 압박을 받게 되자 부인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망명해 시민권을 얻었다고 한다.

    ‘알 자지라’는 “보로넨코프는 우크라이나 前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에게는 ‘보물 상자’처럼 대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데니스 보로넨코프가 암살당한 것을 두고 그의 동료들은 “러시아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인 것이 피살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親정부 언론들은 “그가 수백만 달러의 기업 자산을 횡령했으며, 이로 인해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국제 수배를 받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 언론은 러시아 정부와 언론들의 주장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2006년 11월 영국 런던에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로 발레토비치 리트비넨코’가 희귀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돼 사망한 것을 비롯해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러시아 정부 정책을 비판하다 해외로 망명한 뒤 의문사를 당한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내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4월 ‘세르게이 유센코프’ 자유러시아당 당수가 길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으며, 2006년 10월 7일에는 탐사보도 전문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2013년까지 의문사한 러시아 기자가 36명이나 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일들 때문에 ‘데니스 보로넨코프’의 암살 또한 그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