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에게 있고 安에게 없는 이것, '콘크리트 지지층'
  • 안희정 충남지사. ⓒ정상윤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 ⓒ정상윤 기자

     

    민주당 경선이 지역별 순회 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여론 지지율 선두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그를 추격하는 안희정 후보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두 후보 신경전을 놓고 일각에선 2007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의 경선이 떠오른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2007년 당시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 경선에선 이명박 후보(17대 대통령)와 박근혜 후보(18대 대통령) 간 갈등이 불거진 바다. 나아가 두 후보 중 누가 나와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때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누르고 정권교체를 성공했고, 다음 대선에서 박 후보는 정권 재창출을 해냈다.

    현재 민주당 경선도 비슷하다. 문 후보는 '대연정·선의 발언'으로, 안 후보는 '리더십·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서로를 공격 중이다. 두 후보 역시 누가 나와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즐비하다.

    이쯤되자 정치권 일각에선 안 후보가 '2012 박근혜'가 될 가능성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2012 박근혜'란 이명박 정부 당시 집권여당 내 비주류 세력을 이끌던 박 전 대통령을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내내 갈등을 빚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관련법 개정과 4대강 정비사업 정책 등을 반대했다.

    굴곡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주류 세력으로부터 '친박계 공천 학살'을 당한 것. 이에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친박연대'를 결성, 지역구 6석과 전국구 8석이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1년 12월 박 전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 혁신 작업을 지휘했다. 그리고 2012년 12월 정권 재창출 역사를 만든다. 즉 '2012 박근혜'란 헌정 사상 가장 강력한 비주류계의 좌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안 후보와 '2012 박근혜'는 거리감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안 후보는 본인을 적극 지지하는 세력이 없다. 반면 박 전 대통령에겐 본인을 적극 지지하는 시민단체 '박사모'가 존재했다. 안 후보의 경쟁자인 문 후보 역시 본인을 적극 지지하는 팬클럽 '문팬'이 있다. 문팬의 회원 수는 1만5000명을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대통령의 정치적 양보가 필수다. 문 후보가 19대 대통령이 된다고 가정할 경우, 문 후보 본인 뿐 아니라 측근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 말기를 예로 들면, 당시 19대 총선에서 친이계는 당권을 쥔 친박계에 의한 공천 학살을 당했다. 친이계는 극렬히 반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끝내 공천권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를 비춰볼 때 문 후보 측근들의 희생이 존재할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가정할 때 2020년 열리는 21대 총선이 그 분수령이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8일까지다. 가뜩이나 현재 두 후보 캠프를 살펴보면 문 후보 측엔 주류 세력 '친문'이, 안 후보 측엔 '비문'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눈 상태다. 두 후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풀이다.

    즉 문재인 대통령 시나리오 상 안 후보와 안 후보 측근들에게 쥐어질 공천권은 매우 희박하다는 얘기기도 하다. 집권여당의 공천권은 대통령이 행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정책 현안 협치도 문제다. 사드배치를 예로 들면, 문 후보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있다. 반면 안 후보는 한미공조를 강조하며 사드배치 합의에 '존중' 입장을 밝혔다. 두 후보의 정책 입장이 첨예하게 다름을 유추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도 '창조경제'라는 정책적 모호성으로 인해 집권여당과의 협치과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시나리오에서도 정부와 집권여당이 뜻을 모으지 못하고 헤멜 공산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평론가 김만흠 한국정치연구소원장은 2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콘크리트 지지층을 구축한다면 향후 정치적 난제를 극복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한다. 그래선지 이번 민주당 경선 이후 상황에 대해 'MB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정권 재창출되는 시나리오'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안 후보가 콘크리트 지지층 구축에 나서며, '2012 박근혜'의 데자뷔를 연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