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택시뿐만 아니라 호텔 객실에도 도청장치, 호텔 직원은 보위성 요원”
  • 평양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2013년 10월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2013년 10월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6년 북한 시내에 택시가 많이 늘었다는 외신보도가 여러차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택시는 우리가 생각하는 용도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 나선 등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택시를 이용할 때 택시 운전사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2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택시 운전사들의 임무가 외국인 감시라는 이야기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기업인은 자신이 나선경제특구를 자주 방문하는데 북한 택시 운전사들은 자기 차에 태운 외국인들의 동선(動線)과 말한 것을 파악해 매일 보안 당국에 보고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모르고, 살갑게 대하는 북한 택시 운전사들과 농담도 하고 북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는 했는데, 이들이 외국인을 감시하는 전위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한 무역회사 간부가 ‘북한에서 택시를 타면, 운전사들과 가능하면 말을 섞지 말라’고 해서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지만, 내가 택시를 타고 찾아간 지역, 만난 사람, 운전사와 나눈 말이 모두 보위성에 보고된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 소식통은 평양의 경우 나선경제특구와 달리 외국인 관광객에게 ‘안내원’이 붙는데, 이때는 ‘안내원’이 먼저 택시 운전사와 외국인 간에 대화를 못하도록 막는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에서는 대개 안내원이 먼저 택시 운전사와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안내원 또한 택시 운전사와 별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안내원과 택시 운전사가 서로 감시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외국인들에 대해 철저히 감시한다는 것이 이미 알려진 때문에 북한을 자주 찾는 중국인들은 북한의 모든 호텔 객실에 도청장치가 되어 있고, 호텔에 근무하는 종업원들도 대부분 보위성 요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외국인에 대한 지나친 감시를 해소하지 않는 한 북한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소식통의 지적도 전했다.

    중국 소식통들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을 종합하면, 북한은 외국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를 ‘체제 유지’의 일환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중국인들에 대해서까지 이렇게 감시를 철저히 한다면, “같은 민족인데”라는 구실로 북한을 찾은 한국인과 한국계 외국인들에 대한 감시는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