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총리 부정부패 논란으로 시작…모스크바에서만 8,000여 명 시위 참석
  •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반부패 시위'가 열렸고, 이들 가운데 수백여 명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반부패 시위'가 열렸고, 이들 가운데 수백여 명이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2012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反부패 시위’가 열렸다고 美AP, 英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주최 측을 인용해 “이날 시위는 러시아 100여 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으며, 모스크바에서만 8,000여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반부패’를 명목으로 했지만, 주도한 인물들이 反푸틴 인사들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러시아 인권단체 관계자들을 인용, “러시아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반부패 시위’를 주도한 ‘알렉세이 나발니’ 등 수백여 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인권단체 OVD는 ‘모스크바에서만 7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고, 관영통신사 리아 노보스티는 500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면서 수치 상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 수백여 명의 시위 참가자가 러시아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경찰에 붙잡힌 시위 주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신병안전과 향후 계획에 주목했다.

    英‘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나발니’는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부패를 이야기할 예정이었지 구금된 것에 대해 논의하려 한 게 아니다. 나는 지금 구금돼 있다. 괜찮다. 그들에게 구금은 인생에서 값진 것인가 보다”라는 글을 올려 푸틴 정부를 비꼬았다고 한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또한 트위터를 통해 “오늘 시위는 칼리닌그라드부터 극동의 블라디보스콕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다”며 이날의 ‘반부패 시위’를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美CNN에 따르면, ‘반부패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시위를 진행하다 푸틴 정권의 시민 감시 체제를 비판하고, 얼마 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암살당한 전직 하원의원 ‘데니스 보로넨코프’를 추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美CNN은 ‘반부패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과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대규모 시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해 중무장을 한 진압경찰이 투입되었지만, 시위는 평화로웠다”면서 “제한선을 넘지 말라는 경찰들의 요구에 시위대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고 전했다.

    외신들의 이 같은 보도는 러시아 곳곳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되었음에도, 시위 주도자를 비롯해 수백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것은 문제라는 해석을 낳았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주도한 이번 ‘반부패 시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부패에 대한 보고서가 공개된 뒤 러시아 정부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