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는 박빙 예상, 판세 가를 영남에서 文 과반 저지가 1차 과제민주당 경선 이후 안희정·이재명 지지층 흡수… '대항마' 이미지 굳혀야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 이어 PK에서도 압승하면서 일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8일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완전국민경선 부산·울산·경남 권역에서 총 10,180표(유효 10,151표, 무효 29표) 중 7,561표를 얻으며 74.49%를 기록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1,775표(17.49%)를,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815표(8.03%)를 각각 얻었다. 

    지난 주말 호남·제주 권역 경선까지 합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총 10만이 넘는 표 중 65.58%를 얻으며 '안풍(安風)'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상정했던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의 진검승부는 영남에서 갈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호남 표심이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유권자 수 등을 고려하면 1차적으로 영남 표심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과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은 민주당 후보에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영남과 대구·경북을 지지기반으로 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아울러 호남은 '정권교체가 가능한 후보가 누구냐'를 기준으로 삼는 등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을 놓고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남을 비롯한 전국 지지도의 추이를 더 살펴보고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은 최근 호남 당내 경선에서 각각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경선룰과 방식 등의 차이로 '몰표'의 성격이 달라 어느 누가 더 호남 지지를 받는다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박빙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부산·울산·경남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앞설 수 있을까. 현재로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제33회 한국여성대회기념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제33회 한국여성대회기념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지역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도는 5%로 문재인(41%) 전 대표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3%, 이재명 성남시장은 4%,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는 11%를 받았다. 정당 지지율 역시 민주당이 42%로 국민의당(8%)보다 5배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조사기간 21~23일, 성인남녀 1,007명 대상, 응답률 19%,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심위 참조)

    조직력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다. 

    민주당은 부산-경남에 8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표의 도움을 받았던 울산의 무소속 의원 두 명도 문 전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캠프는 야권 최초 경남도지사를 지냈던 김두관 의원도 영입하면서 PK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 지역 현역의원이 한 명도 없다. 전날 부울경 경선에서 현장 투표자가 1만명을 넘은 것에 대해 국민의당은 선방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호남에서 9만명이 넘은 것과 비교하면 지역세가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방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추이상 야권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당 김영환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는 보수여권은 집권할 수 없고, 보수여권 표가 대권을 결정하는, 보수 전체가 부동층이 되는 최초의 선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결국 안철수 전 대표가 본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 그리고 문재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린 셈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경선에서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이 탈락할 경우 이들의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해 홍준표 지사나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압도해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향후 보수정당 후보들과 단일화 논의를 하더라도 주도적 위치에 설 수 있고 안철수 전 대표가 말하는 "국민의당 중심의 집권"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경선 이후 PK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과반을 못 얻는다면, 반문(反문재인)정서가 드러날 수 있다"이라며 "이같은 반문 표심은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에게 모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유의미한 지지율 상승을 보여줘 양자구도를 만들고 유권자에게 '문재인 대항마'임을 확실히 인식시킨다면, 기본적으로 야(野) 성향보다는 보수표심이 강한 PK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한 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