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11년째 완공 못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축구장서 ‘연중무휴 근무, 컨테이너 숙식’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축구 경기장의 완성 상상도.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이 이곳에서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FIFA 홈페이지 캡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축구 경기장의 완성 상상도.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이 이곳에서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FIFA 홈페이지 캡쳐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근로자를 더 받아들이려는 이유는 이들이 ‘노예’이기 때문이었던 걸까. 러시아는 지난 3월 17일에도 북한 측과 ‘북한 근로자 파견 실무회의’를 갖고, 북한 근로자를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이 대우를 받는다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9일 노르웨이 매체 ‘요시마르 풋볼 매거진(Josimar Football Magazine)’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축구 경기장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에 대해 폭로한 내용을 인용보도했다.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축구 경기장 공사에 최소한 110명 이상 투입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근로자들은 엄격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일당 10달러’를 받으면서 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자정까지 일하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은 건설 현장 주변의 철제 컨테이너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데, 함께 일하는 러시아 근로자들은 이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러시아어도, 한국어도 하지 않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쉬지도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마치 로봇 같다”며 동정심을 표했다고 한다.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2018년 월드컵 경기를 위해 건설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축구 경기장은 2006년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각종 비리 등의 문제로 11년째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 매체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축구 경기장의 또 다른 문제는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몰도바, 우크라이나 출신 등 세계 각국의 근로자 수천여 명을 데려와 심각한 노동 착취를 한 점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북한 근로자들이 가장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예’처럼 일을 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016년 11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축구 경기장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가 숨졌다”면서 “러시아에서는 2016년 한 해에만 북한 근로자 10여 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러시아에서 북한 근로자들의 사망 사고가 잦은 이유는 현지 건설업체들이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근로자들은 더 많은 돈을 받으려 무리하게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노르웨이 매체가 전한 대로라면, 북한 김정은 집단은 ‘외화벌이’를 이유로 자국민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고, ‘값싼 노동력’에만 집착해 북한의 '노예수출'에 호응하는 국가가 있다는 뜻이다.

    2016년 3월과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뒤 동유럽을 시작으로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는 북한 근로자의 유입을 끊었다. 하지만 중공과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 근로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보고 데려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는 북한 김정은 집단과 근로자 파견 확대에 합의하고, 감시를 피해 탈출한 근로자들을 강제북송 하는데 동의하는 등 국제사회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노예 노동’에 시달리는 북한의 해외파견 근로자 문제에 대해 발 벗고 나선 나라는 지금까지는 미국이 유일하다. 미국은 2016년 3월 대통령 행정명령 13722호를 통해 북한 측의 근로자 해외파견이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원이 된다며 ‘인력 송출’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