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前공사 귀순 및 ‘발사의 왼편’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복 작전인 듯
  • 英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보도한, 北난수방송 관련 기사가 뒤늦게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英익스프레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英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보도한, 北난수방송 관련 기사가 뒤늦게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英익스프레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이 최근 방송한 ‘난수방송’에 태영호 前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을 도운 영국인과 미국인을 암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다.

    문제의 기사는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英‘익스프레스’ 일요일판에 보도됐다.

    英‘익스프레스’는 “평양 측이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송출한 난수 방송에서 언급한 ‘암살 목표’가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북한 김정은의 명령으로 보이는 7분 40초 분량의 난수 방송에는 영국인과 미국인을 암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英‘익스프레스’는 “난수방송은 ‘21호 탐사대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돼 있으며, 924쪽 49번, 14쪽 76번, 418쪽 37번 등의 숫자를 두 차례 반복해서 불렀다”고 북한의 관련 난수방송 내용을 설명했다.

    英‘익스프레스’는 익명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2016년 8월 태영호 前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으로 귀순한 것은 북한과 영국, 미국 첩보기관이 6개월 동안 벌였던 치열한 추격전의 결과였다”면서 “최근 북한이 방송한 난수방송을 해독해 보면, ‘목표’ 2명의 이름과 직장 주소가 들어 있다”고 전했다.

    英‘익스프레스’와 접촉한 정보소식통은 “난수방송에 들어 있는 내용은 분명히 북한 사람이 아닌 외국인을 암살하라는 명령”이라며 “암살 목표는 영국인과 미국인 각각 한 명 씩으로, 이들은 현재 모처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英‘익스프레스’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태영호 前공사의 귀순을 도운 외국인들을 살해, ‘마지막 승리’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난수방송을 통해 암살하라고 명령한 영국인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런던 금융가 ‘더 시티’에서 일하는 금융인으로, 태영호 前공사가 탈출을 고민하던 때 만난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英‘익스프레스’는 2016년 “김정은이 태영호 前공사에서 영국군의 핵무기 기밀을 빼내라고 명령했다”는 단독 보도를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상황에 큰 심리적 압박을 받은 태영호 前공사가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의 회유에 넘어오게 된 것”이라는 정보 소식통의 주장도 전했다.

    英‘익스프레스’는 또한 “2016년 10월 美정보기관이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실패하도록 만드는데 태영호 前공사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었다”면서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라는 미국의 대북 사이버 공작도 언급했다.

    인터넷 망이 외부세계와 연결되지 않은 북한 내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할 때 필요한 ‘접속 경로’를 태영호 前공사가 영국 또는 미국 정보기관에 알려줬다는 것이다.

    태영호 前공사가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얻어 한국으로 귀순하는데 그치지 않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방해하는 것까지 돕자, 김정은이 그를 탈출시켜준 영국인과 미국인을 암살하기로 결심했다는 해석이었다.

    英‘익스프레스’는 태영호 前공사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영국인 암살’을 지시한 북한에 대한 영국 안보전문가들이 보인 반응도 소개했다. 영국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의 ‘암살 계획’에 대해 “한계를 넘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