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인프라 초점… 중부내륙선 상주구간, 중앙선 의성역·군위역 '공들이기'
  • 4·12 재·보궐선거가 30일부터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했다.

    이번 재보선 중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다. 4·12 재보선 중 유일한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5·9 조기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혼란에 빠진 대구·경북(TK) 권역의 민심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조짐도 보인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이미 적극적인 지원 유세를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국당의 무공천 방침이 엎어지는 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단행한 후보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치열한 5파전 속에서 여러 가지 책임론과 낙후된 지역 발전의 방법론, 그리고 소지역주의와 이에 기반한 단일화까지 얽히면서 지금껏 TK 권역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본지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선거구에서의 현지 취재와 주요 후보 측이 제공한 자료, 선거구민들로부터 청취한 여론을 바탕으로 공식선거운동기간 시작을 맞아 각 후보의 프로필과 전략, 공약사항을 총정리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①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
    ②기호 2번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④기호 4번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
    ⑥기호 6번 코리아당 류승구 후보
    ⑦기호 7번 무소속 배익기 후보
    ⑧기호 8번 무소속 박완철 후보
    ⑨기호 9번 무소속 성윤환 후보
    [르포] 인지도 높은 김재원… 그를 노리는 네 개의 화살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청와대 정무특보·정무수석 등으로 널리 얼굴과 이름을 알린 김재원 전 의원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구에서 실시되는 4·12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지역구가 합해진 상주 출신 김종태 전 의원에게 밀려 경선에서 '충격패'를 당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김재원 후보의 최대 강점은 역시 인지도다. 게다가 '친박 핵심'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파에 관계없이 당내 여러 인사들과 두루 넓은 교분을 쌓아왔다.

    지난해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의 대표선수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던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의 지역구가 바로 옆이다. 강석호 의원은 지역구를 넘어 경상북도 전역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친박과 비박이라는 계파를 뛰어넘어 두 의원은 깊은 친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의원은 경북 포항에서 포항시의원과 경북도의원을 지냈다. 김재원 후보는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로 재직한 적이 있으며, 변호사 생활도 포항에서 했다.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한두 해 사이에 형성된 것이 아닌 셈이다.

    한국당 대선후보로 유력시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일부 친박계 인사에 대해서는 '양아치 같은 친박'이라고 날을 세운 것과는 달리, 김재원 후보와의 관계는 원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지사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주·군위·의성·청송에 출마한 김재원 후보를 위해) 지원유세를 갈 것"이라며 "우리 후보가 꼭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선될 경우 출마한 후보 중에서 선수(選數)가 가장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당직으로는 정책위의장이나 사무총장, 국회직으로는 상임위원장을 지낼 수 있는 3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 절대 유리한 자리들인데, 김재원 후보가 "상주의 밀린 숙제, 내가 다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데에는 이러한 자신감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 ⓒ상주(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기호 2번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공약은?

    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공약은 지역구의 열악한 교통인프라 확충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북내륙의 교통 사정은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연이어 개통하면서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서울에서 상주까지는 고속버스로 2시간 30분, 서울에서 의성까지는 시외버스로 3시간 30분이 걸리는 형편이다.

    철도는 더욱 열악하다. 상주역과 의성역은 겨우 폐역(廢驛)만 면한 명목상의 역으로 전락했다.

    경북선 상주역은 무궁화호만 정차하는데 서울행이 없고, 부산·동대구·영주행이 전부인 로컬선 전용 역이 돼버렸다. 의성역은 그나마 청량리역으로 가는 열차가 하루 두 대 있지만, 오전 10시 52분이면 끊어져버린다. 어차피 청량리역까지 소요시간 4시간의 완행 무궁화호라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재원 후보는 이러한 열악한 교통인프라를 확 바꿔놓는다는 복안이다. 판교발로 현재 경기도 여주까지 개통된 중부내륙고속철도는 장차 충주와 수안보, 문경을 거쳐 지역구내로 연결된다. 이를 더욱 앞당겨 남북 제2철도축의 중심지로 상주를 부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지역구를 통과하는 문경~김천 구간은 철도 신설이 아닌 기존 경북선 철도의 개량이 예정돼 있다. 고속화사업 과정에서 예산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편 제천~신경주 구간의 중앙선 복선전철화도 예정돼 있는데, 이에 맞춰 의성역을 개량하고 철도가 없던 군위군에 철도역 신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재원 후보는 예산 확보에 사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선의 전 구간 복선전철화가 완료될 경우, 신경주역에서 청량리역까지의 소요시간은 120분으로 단축된다. 현재 의성역에서 청량리역까지는 4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도 1시간대로 단축되는 것은 물론이다.

    군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까지 하루 여섯 대 있는 시외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을 들여 서울까지 가던 시절도 아이들에게나 들려주는 옛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다만 중앙선 사업은 충북 제천에서 경북 안동까지만 복선화를 실시하고, 안동 이남에서 신경주까지는 단선전철로 2020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라는 게 문제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중앙선 새마을호가 모두 영주역에서 끊어지듯이, 중앙선 개량 이후에도 많은 열차가 복선이 끝나는 안동 착발로 운행될 우려가 있다. 의성군과 군위군의 수혜 효과가 줄어들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힘있게 국비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 국회의원이 나와야, 전 구간 복선으로 조속한 개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 개량에 따른 의성역 증개축 사업은 김재원 후보가 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의 성과다. 당시 김재원 후보는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공단을 설득해, 국비 230억 원을 들여 의성역 증개축 사업을 성사시켰다.

    의성역전에는 공원형 광장이 조성되고, 역내 공간은 67평에서 150평으로 확장된다. 여기에 각종 편의시설이 입주해 중앙선의 핵심정차역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군위역은 의흥면에 신설되며, 청량리와 신경주 사이를 오가는 고속열차가 하루 28대 정차할 예정이다.

    ◆기호 2번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누구?

    한국당 김재원 후보는 1964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학업에 소질을 보여, 부친이 소를 팔아 도회지(대구)로 보내 공부를 시켰다. 대구에서 중(평리중)·고등학교(심인고)를 나온 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진학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총리실과 경북도청 사무관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사법시험에도 합격해 서울지검과 부산지검, 대구지검 포항지청 등에서 검사로 활약했다.

    탄핵 광풍이 몰아치던 2004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위해 뛰었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돼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듬해 총선을 앞두고 낙천돼 야인(野人) 생활을 했다.

    친박계가 대거 생환한 19대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올랐다. 이번 4·12 재선거에서 당선되면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당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을 맡을 수 있는 3선 의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