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反文 연대론' 안보 원칙만은 지켜야

     안철수 국민의 당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단연 우세를 보였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1대 1로 붙을 경우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도
    오차범위 내에서 다투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희정 의원을 지지하는 충청표와 일부 보수표가
    안철수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때마침 자유한국당 경선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60%의 득표율로,
    20%를 획득한 김진태 의원을 누르고 대통령 후보로 발 돋음 했다.

     이건 무얼 말하는가?
    바로, 반문(反文) 연대론이 세(勢)를 얻을 공산이 높아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자유민주 시민사회 안에서는 그 동안
    반문 연대론이냐, 우파 순혈(純血)주의냐를 두고 심각한 논쟁이 있어왔다.

     국민의 당 안에서도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과 함께
    반문 연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있어 왔다.
    안철수 의원은 자강론이라 해서, 연대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반면에 김동철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은 안철수 의원의 그런 자세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지원 의원도 연대론에 부정적이었으나, 그는 정치적 기교에 능한 타입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어떤 변용(變容)을 보일지 알 수 없다.

  •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지사는 자신의 위치를 '초상집 상주'에 비유했다.
    이는 그가 바른 정당은 물론, 국민의 당 안철수 의원과도 반문 연대를 시도하려면 할 수 있다는 암시로도 들린다. '초상집 상주'가 어떻게 혼자서 자만할 수 있겠느냐는 뼈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보수라 할까 자유민주파라 할까 하는 진영 일각은 그 동안 탄핵사태와 당내경선에 대해 다분히 낙관적인 확신을 표명하곤 했다. 탄핵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고, 김진태 의원은 반드시 후보로
    선출될 것이란 낙관이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연대론은 강한 거부감에 부딪히곤 했다. 순혈주의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세는 그런 낙관적 순혈주의보다는
    ‘초상집 상주’의 근신(謹身)론이라 할까 하는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또 어떤 급변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결국은 구속되고 말았다.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홍준표 지사는 바로 이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을까?

    홍준표 후보가 바른정당 후보를 끌어들이고, 나아가
    안철수 의원과도 대연립(grand coalition) 내지는
    '역사적 대타협‘ 같은 것을 모색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럴 경우 하나의 원칙만은 꼭 지킬 것을 당부한다.
    앞으로 어떤 연대를 시도하더라도 안보정책, 대북정책, 한-미 동맹에 관한 한에는
    자유민주 진영과 서방동맹의 원칙주의를 조금이라도 후퇴시키는 일만은 없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연대냐?“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기타 부문에서는 양보할 수 있으나, 이 경우도 지나친 공짜 포퓰리즘만은 견제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도 안보와 대한민국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섣부른 ‘햇볕’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말고, 자유민주 체제 수호라는 대국적이고 초당적인 자세를 분명히 했으면 한다.
    기타 부문에서 ‘안철수의 개혁주의’를 추구하면 될 것 아닌가?
    안보는 절대로 기분, 정치성, 패션, 세태에 좌우돼선 안 된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안철수의 차별성’이랄 게 뭐가 있겠는가?
    이게 안 되면 연대는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연대가 안 되면 3파전에서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것이다.

    류근일 2017/4/1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