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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보위성이 갑자기 마약 범죄자들을 집중 단속하고, 단속된 사람들을 별도의 수용시설에 구금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日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지난 1일 보도했다.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北국가안전보위성은 마약 중독자와 소지자 등을 검거하면서, 유통 또는 소지량에 따라 형량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관련자를 구금하기 위해 별도의 수용소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北국가안전보위성은 마약 범죄자를 붙잡아 두 차례의 조사를 하고, 여기서 마약을 한 번이라도 사용한 사람은 노동단련대로 보내고, 1g 이상을 소지했거나 사용한 사람은 6개월에서 1년 동안 노동단련형(강제노동형)에 처하고, 10g 이상을 소지했거나 유통한 사람은 北국가안전보위성이 별도로 설치한 수용소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는 “北국가안전보위성의 마약 단속은 단속 내용과 형량이 매우 구체적이고, 평소 치안을 맡는 인민보안성이 아니라 국가안전보위성이 중심이 돼 진행한다는 점, 마약 사범을 ‘교화소(한국의 교도소에 해당)’가 아니라 ‘마약범죄자 전문 특별 관리소(강제 수용소)’에 수감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는 “마약 단속이 시작된 뒤 보위성과 보안서 구류시설과 단련대는 마약 사범들로 넘치고 있다”면서 “특히 보위성이 붙잡은 사람에게 ‘5명을 신고하면 형을 줄여주겠다’고 제안을 해 가족을 신고하는 경우도 있고 자수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는 “마약 사범과 관련된 노동당 간부들은 검열에 걸릴까봐 이들을 대피시키거나 힘 있는 사람을 내세워 마약 사범을 빼주기도 한다”면서 “실제로 한 구역의 담당 보안원은 알고 지내던 마약상이 수사 대상에 오르자 관련 사실을 알려주고, 출장 명목으로 피신을 도와주기도 했다”는 양강도 혜산시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日‘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와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부터 北국가안전보위성이 주도하는 마약단속이 시작됐다”면서 “지난 3월 6일 국경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마약 사용 근절을 경고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북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마약 혐의로 잡혀가는 것 같다”면서 “이번 단속이 매우 엄격한데, 김정은도 그만큼 마약이 만연한 것을 사회 불안요소가 되고,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 측에 설명했다고 한다.
日‘아시아프레스’는 또한 “북한 당국이 강연회에서 한 이야기나 마약 사범만을 가둬두는 특별 수용소까지 설치한 것을 보면, 이번 마약 단속이 일부 지역에만 한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고 한다.
북한 사회에 마약이 만연하게 된 것은 1990년 말부터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마약으로 ‘외화벌이’를 하면서 노동당과 인민군, 보위부 주요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마약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2000년대 들어와 국제사회의 제재로 마약의 해외수출이 어려워지자 의료품 대신 마약을 주민들에게 팔면서 사회 전반에 마약 중독자가 크게 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때 북한에서는 마약이 명절 선물로 통할만큼 크게 확산됐다는 증언도 있다.
이후 김정일 시절부터 김정은 집권 이후까지 마약 단속은 계속 해왔지만, 부정부패 때문에 근절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이번 마약 단속이 엄격하기는 하지만 근절하는 효과를 볼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