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위안부 소녀상 철거, 한국 정부에 요청하라" 나가미네 대사에게 지시
  • ▲ 사진은 지난 1월 9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뉴시스.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사진은 지난 1월 9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뉴시스.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1월 초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으로 돌아갔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62) 주한 일본대사가 4일 서울로 복귀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나가미네 대사는 4일 오후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나가미네 대사 귀국 결정 당시 유감을 표명하면서, 귀임할 때까지 공백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이후 일본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계속돼 85일 동안 한국으로 귀임하지 않았다.

    나가미네 대사의 귀국 기간 85일은 2012년 일본 정부가 이명박 前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당시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키고, 12일 동안 귀임시키지 않았던 때보다 훨씬 길었다.

    일본 정부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한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두고 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먼저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日‘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日외무상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 정권에게 외교적으로 강하게 항의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위안부 소녀상 문제, 12·28 한·일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없다”며 나가미네 내사 귀임 소식을 밝혔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나가미네 대사 귀임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4일 “나가미네 대사가 귀임함으로써 한·일 관계가 보다 선순환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 등에 있어 협력을 기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나가미네 대사 귀임으로 모처럼 조성된 긍정적인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은 상호 중요한 이웃으로서 여러 가지 국제 문제에 있어 공조할 사안이 많다”면서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을 계기로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나가미네 대사는 4일 오전 귀임에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日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日관방장관을 각각 만났다고 한다.

    日‘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나가미네 대사에게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한국 정부에게 요청하라”고 주문했으며, 이에 나가미네 대사는 “전력을 다해 지금의 과제에 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미네 대사는 아베 총리와의 면담 전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차기 정권도 12·28 한·일 합의를 계승하도록 요구하는 데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