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에 이뤄지던 인사가 4월인데도 감감무소식""KBS사장, 임기보장 위해 방송을 통째로 갖다 바치려는 듯"

  • 통상 새해 초에 이뤄지던 KBS 사내 '정기 인사'가 4월에 들어서도 단행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KBS가 차기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사를 획책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특히 최근 들어 KBS의 좌경화 움직임에 경각심을 높이는 성명을 발표해온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 / 이하 KBS공영노조)이 'KBS 사장이 사실상 자신의 임기보장을 위해 방송을 통째로 권력에 갖다 바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S공영노조는 5일 '누구 눈치 보느라 인사도 못하나'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4월에 들어서도 정기 인사 단행을 망설이고 있는 KBS 경영진을 맹비판했다.

    정기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지났지만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한다는 말이 맞다. 대선을 마치고 인사를 하겠다고 한다. 누구 때문일까? 오직 한사람, 유력한 후보 때문이라는 말이 나돈다.


    "KBS 경영진이 인사를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라며 이를 당선이 유력한 한 명의 후보를 의식한 행보라고 단정지은 KBS공영노조는 "대선 이후 대통령이 확정되면 인사를 하겠다는 소리는 차기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해 'KBS의 충성심'을 보이겠다는 말이 아니냐"고 비꼬았다.

    현재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니 그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그쪽의 동의를 받아서 인사를 할 것인가?


    KBS공영노조는 "그래서 탄핵정국에서 일방적으로 '촛불위주'의 편파방송을 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아들 의혹에 대해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이냐"고 물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문재인 후보의 비리와 의혹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보도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번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우리는 목도했다. '언론의 난'이라고 불릴 만큼 주류 언론들이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박근혜 체제'를 공격했다. 그곳에 언론의 생명인 공정이나 객관, 정확, 중립이 자리할 곳은 없었다. 그런데 비슷한 문제에 대해 문재인 후보에게만 관대하다면 이것이야 말로 '언론쿠데타'가 아닌가?


    KBS공영노조는 "문재인 후보는 MBC를 찾아가 적폐청산 운운하며 줄서기를 강요하더니 이번엔 KBS 인사까지 개입하려는 것이냐"며 "문재인 후보는 당장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멈추고, 고대영 사장은 즉각 인사를 단행, 권력을 상대로 '줄 대기'를 하지말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KBS공영방송노동조합이 배포한 성명 전문.

    누구 눈치 보느라 인사도 못하나

    정기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지났지만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한다는 말이 맞다. 대선을 마치고 인사를 하겠다고 한다. 누구 때문일까? 오직 한사람, 유력한 후보 때문이라는 말이 나돈다.

    통상 새해 초에 이뤄지던 인사가 벌써 4월인데도 감감무소식이다. 대선이후에 대통령이 확정되고 나면 인사를 하겠다는 소리다. 이 말이 무엇인가? 차기 대통령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해서 ‘KBS의 충성심’을 보이겠다는 말이 아닌가? 그것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사장의 임기보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참 부끄러운 사장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임기보장을 위해 방송을 통째로 권력에 갖다 바치려는 모양새니 말이다.

    현재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니 그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그쪽의 동의를 받아서 인사를 할 것인가?

    그래서 탄핵정국에서 일방적으로 ‘촛불위주’의 편파방송을 했던 것인가? 또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아들 의혹에 대해서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문재인 후보의 비리와 의혹에서도 성역 없이 보도하라.

    지난번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우리는 목도했다. ‘언론의 난’이라고 불릴 만큼 주류 언론들이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박근혜 체제’를 공격했다. 그곳에 언론의 생명인 공정이나 객관, 정확, 중립이 자리할 곳은 없었다. 그런데 비슷한 문제에 대해 문재인 후보에게만 관대하다면 이것이야 말로 ‘언론쿠데타’가 아닌가?

    고대영 사장은 정치권력에 줄 대기를 그만하라. 문재인 후보는 공영방송 장악의도를 멈춰라. 문재인 후보는 MBC에 찾아가서 적폐청산 운운하며 줄서기를 강요하더니 KBS에서는 인사에 개입하려는 것인가? 고대영 사장은 즉각 인사를 실시하라.

    명심하기 바란다. 여기는 공영방송 KBS다. 누가 정권을 잡거나, 촛불이 켜지거나 꺼지거나 시청자를 위한 공영방송의 길을 걸어야한다.

    우리는 사내 모든 양심 세력들과 함께 KBS를 지켜낼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을 지킬 것이다. KBS를 장악하려는 외부세력에 대해서, 그리고 그 외부세력과 결탁하는 내부의 불순 추종자들에 대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일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공영방송을 권력에 헌납하려는 자들에게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드는 바이다.

    2017년 4월 4일 KBS공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