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부 소도시 ‘칸 셰이쿤’ 민간인 거주 지역 공격…사상자 수백여 명 추정
  • 시리아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화학무기가 떨어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英BBC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시리아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화학무기가 떨어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英BBC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英BBC 관련보도 화면캡쳐.


    시리아의 민간인 거주 지역에 화학무기가 살포돼 최소한 58명이 숨지고 수백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英BBC 등 주요 외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英BBC는 시리아 반군 성향의 ‘시리아 인권관측소(SOHR)’ 관계자를 인용해 “시리아 북부의 반군 장악지역 ‘칸 셰이쿤’에 화학무기로 추정되는 가스 공격이 있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칸 셰이쿤’은 시리아 주요 도시 ‘이드리브’ 남쪽 50km에 위치한 소도시로, ‘폭격’으로 추정되는 폭음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잠들어 있던 오전 6시 30분에 발생했다고 한다.

    ‘칸 셰이쿤’은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추종하는 반군 조직이 점령한 지역으로, 최근 알 아사드 정부군과 러시아 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英BBC는 “이번 공격으로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생존자들과 의료진 등은 비행기가 로켓탄을 발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면서 “SOHR 측은 이번 공격이 시리아 정부군 또는 러시아 공군의 폭격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英BBC에 따르면, SOHR은 이번 화학무기 공격으로 11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58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다른 편에서는 67명이 숨졌고 3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시리아 현지의 반정부 통신사는 100여 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英BBC는 “시리아 현지에서 의료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NGO들은 사상자들의 상태로 볼 때 이번에 민간인들을 공격한 화학무기가 신경작용제인 ‘사린’ 가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포된 ‘사린’ 가스가 치사량의 20배에 이르는 수준이라는 증언을 전했다.

    英BBC는 “이날 자고 일어나면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는데, 냄새도, 색깔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도 전했다. 

    英BBC에 따르면, SOHR이 ‘사린’ 가스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한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군은 해당 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고 한다.

    英BBC는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현지 기자는 ‘칸 셰이쿤’ 지역에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소유한 화학무기 공장이 있다며, 어떤 사고 때문에 이 공장이 폭발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英BBC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시리아 민간인 거주지역에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하자 국제사회는 즉각 반응했다.

    美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영국과 프랑스의 요청으로 즉각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으며, 곧 대응방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한다. 유엔 시리아 전쟁범죄 조사위원회 또한 조사관들을 보내 전쟁범죄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이 신경작용제 ‘VX가스’의 혼합물에 살해된 데 이어 시리아 내전에서도 화학무기가 사용되자 국제사회는 새삼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심각성을 되새기는 분위기다.

    언론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전 중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테러조직 대쉬(ISIS)가 정부군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