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 고민 중?

     보수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를 할지 고민 중이라는 신문기사가 있었다.
    한 마디로, 힘 있는 보수 후보가 현재로선 없다는 전제 하에,
    보수 유권자들이 ‘나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으리란 분석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런 가설을 조심스럽게 발설하는 사람들을 필자도 보았다.

     반면에 보수의 또 다른 일각에선
    “덜 나쁜 후보‘가 어디 있느냐, 다 오십보백보지”라고 나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기보다는 차라리 보수 가치를 대표하는 강고한 틀을 하나 짜놓고
    앞으로 5년 후를 도모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다.

    연대론과 자강(自强)론, 과연 어느 게 맞을까?

     문제는 보수 후보에 대한 지금의 한 자리 수 지지율이
    앞으로 두 자리 수, 더 크게는 20% 안팎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겠느냐,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돼야 ‘덜 나쁜 후보’가 보수 쪽을 향해 눈길을 줄 건덕이라도 생길 것이기에 말이다.

  •   이렇게 된다 해도 대연정 협상이 쉬 이루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보수 후보 지지율이 20% 안팎까지 오르리란 전망도 아직은 불확실한데다,
    그럴 경우엔 또 “이만 하면 3파전, 4파전에서 한 번 겨뤄볼 만하지 않으냐?”며
    한사코 완주(完走)를 주장할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십중팔구 나타날 것이다.
    이래서 한국적 정치문화와 정치현실에서 합리적 계산에 따른
    원만한 협상과 타협과 상호양보가 있으리라 낙관하긴 어렵다.

     어쩌다 한국 자유민주 보수 진영이 이렇게까지 밀렸는가?
    기성 보수 정치권의 정치적 도덕적 문화적 리더십이 붕괴한 탓이다.
    그게 붕괴한 원인과 책임을 따지는 건 또 다른 주제이니 뒤로 미루고,
    지금으로선 연대론과 자강론의 대립 자체는 당연히 있을 만한 ‘시각의 차이’라 하더라도,
    보수 정치권은 하루속히 연대론으로 갈 것인지, 자강론으로 갈 것인지의 선택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일정한 태도를 확정지을 것 아닌가?

    류근일 2017/4/6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