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전통 무용극 '련蓮, 다시 피는 꽃'이 화려한 춤사위와 함께 정동극장 무대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도미부인'과 '이공본풀이' 두 가지 설화를 모티브로 창작한 2017년 정동극장 전통시리즈 '련蓮, 다시 피는 꽃'은 4월 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련(蓮)'이라는 제목에 '다시 피는 꽃'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이 '창작ing' 첫 무대 '적벽' 이후 선보이는 두 번째 무대이다.

    손상원 극장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대사가 없어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전통무용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동 떨어진 시대극이 아니라, 창작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해 친숙함을 갖춘 전통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동극장은 2008년 상설브랜드 '미소(MISO)' 런칭 성공 이후, 한국 전통공연 제작을 통해 우리 예술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려왔다. '련'은 21년 제작 노하우가 담긴 정동극장 브랜드 공연의 귀환을 알린다.

  • 삼국시대의 '도미부인 설화'는 일국(백제)의 왕이 미천한 신분에 보잘 것 없는 도미라는 이의 아내에 정념을 품고 간계를 부리나 도미부인의 슬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부부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제주도 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 '이공본풀이'는 종살이를 하며 주인에게 온갖 시련을 당하다 죽은 원강암이를 남편 사라도령과 아들 할락궁이가 서천 꽃밭의 되살이 꽃으로 소생시키는 이야기이다. 

    '련'은 '극복'과 '소생'이라는 한국 전통의 정신과 사상을 이야기에 담고, 도미부인과 원강암이의 의연하고 결연한 태도를 여주인공 '서련'에 투영했다. 가상의 조선 왕실을 배경으로 궁중 제일 무희 서련, 그녀를 사랑하는 무사 도담을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 전쟁을 그린다.

    김충한 안무가이자 연출은 "이 작품은 판소리, 궁중무용, 북춤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가지고 있는 악가무(樂歌舞) 모든 요소들이 다 포함됐지만 지금 시대에 맞는 얼굴로 탈바꿈했다"며 "포커스를 어렵지 않다에 맞췄다. 내용을 복잡하지 않고 단순화시키면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 대사 없이 진행되는 무용 표현에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보컬곡을 삽입해 뮤지컬적인 요소를 살렸다. 주요 곡 중 '헌화가', '연담가'의 가사는 전통 설화 속 노랫말을 인용하며 친근감을 높였다. 

    왕실 연희를 연상할 수 있는 한국 무용의 구성은 우리 춤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선사한다. 태평성대와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며 왕과 왕비가 직접 추는 '태평무'와 제례 의식 때 볼 수 있었던 '일무'는 전통 춤의 진수를 보여준다. 칼을 도구로 삼아 추는 '검무'는 이번 공연에서 남성춤으로 구성돼 박력과 힘을 펼쳐낸다.

    김태근 작곡가는 "인트로를 시작으로 련과 도담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 련이 옥에 갇히는 장면, 마지막 커튼콜까지 총 4번의 가사가 있는 노래가 나온다. 중국, 프랑스 관객들에게 K-Pop(케이팝)의 인기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국적이고 한글의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 어릴 때 우리도 내용은 모르지만 팝송을 즐겨 들었다. 한글이라는 맛을 젊은 가수들의 목소리가 아닌 판소리로 들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 정동극장 제작 콘텐츠의 특징 중 하나인 '드라마를 갖춘 한국 전통 무용극'은 언어 위주의 대사진행이 아닌 배우의 감정선에 따라 바뀌는 춤 구성과 분위기로 스토리를 풀어 가기 때문에 언어 한계를 극복하고 내용의 이해도를 높인다.

    정동극장은 최근 3여년간 관광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며 인바운드 단체 관객 개발보다는 FIT 관객 개발에 주력해 왔다. '련, 다시 피는 꽃'의 개막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중국 위주였던 공연 관광 마케팅을 대만, 홍콩 등의 관객으로 주 타깃을 재설정했다.

    손상원 극장장은 "한국 관광시장의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단체에서 개별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으며 연령대가 젊다. 한국에 와서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도 다르다. 단체로 왔을 때는 패키지 안에 포함됐지만, 지금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택한다. 이에 정동극장은 지난해 말부터 블로그나 나라별 웹사이트를 통한 홍보를 시작했다"며 해외시장 공략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정동기별단'이란 시민기자단을 운영해 각 나라별 언어로 꾸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통을 계승하는 것은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다. 대만과 홍콩시장을 필두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앞으로 중화권과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고 대상 국가를 다변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사진=뉴데일리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