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협동농장 산위평 작업반 돌격대원 7명, 트럼프하다 나온 말 때문에 보위부 끌려가
  •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북한 근로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9월 수해를 입은 철도복구에 투입된 북한 돌격대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북한 근로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2016년 9월 수해를 입은 철도복구에 투입된 북한 돌격대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 따위 미사일 만들 돈이 있으면 차라리 건설장비나 더 사오지….”

    동료들과 쉬면서 이런 말을 했던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 당국에 끌려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6일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마구 잡아들이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며칠 전에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불만을 드러낸 삼지연 철길건설 돌격대원 7명이 북한 보위성에 끌려갔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3월 초에 있었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비방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도 보위부에 넘겨졌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양강도 소식통 또한 “지난 3월 28일 체포된 자강도 돌격대원 7명은 압록강 협동농장 산위평 작업반 기술지도원의 집에서 TV로 방영되는 미사일 발사 장면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죄로 끌려 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압록강 협동농장 산위평 작업반은 양강도 보천군 가림리에서 불과 2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들이 지난 3월 12일 저녁 기술지도원의 집에 들러 소금을 술과 바꿔 마신 뒤 ‘주패 놀이(트럼프 카드)’를 벌였다고 한다.

    트럼프 카드로 놀던 이들은 TV에서 지난 3월 6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관련 보도가 반복해서 나오자 “저 따위들 만들 돈 있으면 차라리 건설장비나 더 사오겠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이 말이 새어나가면서 그 자리에서 있던 7명이 모두 도 보위부에 체포됐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은 “붙잡힌 돌격대원 7명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지만, 도 보위원들은 기술지도원의 가족들과 이웃에서 놀라왔던 사람들까지 증인으로 내세워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이 체포된 뒤 자강도의 모든 돌격대원들은 건설 지휘부에서 파견나온 정치간부로부터 진술서 형식의 사상 검토를 받고 있으며, 밀고한 것으로 의심받는 기술지도원 가족들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관련 사실이 전해지자 철도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 사이에서는 ‘그들의 말이 틀린 게 아니다’라는 반응과 함께 ‘미사일 만드는데 들일 돈이면 철도를 정상화하고 기계장비를 사들여 돌격대원들을 힘든 노동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 북한군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드는 비용으로, 스커드 ER만 해도 1기 가격이 수십억 원이 넘고, ‘북극성-1호’나 ‘북극성-2호’의 경우에는 1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이런 미사일을 매년 수십 발 씩이나 계속 쏘아대며 자랑하자 강제노동과 현금·현물 수탈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