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 공천조차 못한 것은 약점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대선이 불과 3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경북(TK) 권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공언한대로 반문(반문재인)의 '동남풍'은 거세게 불기 시작했으나, 이를 순풍 삼아 돛달고 선단을 나아가는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인 모양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4~6일 사흘간 설문해 7일 발표한 4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권역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위 그룹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따돌리는 압도적 선두의 양상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5%로 공동 2위를 달렸으며, 경북을 정치적 텃밭으로 삼아온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14%로 오차범위 내에서 4위로 처졌다. 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대선후보 지지율에 따라 대구·경북 권역의 정당 지지율도 급변하고 있다. 민주당(21%)·한국당(19%)·국민의당(16%) 3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그동안 이 권역에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바른정당 지지율도 10%로 뛰면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경북 권역의 정가에서는 이같은 설문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경북은 13석 중 재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상주·군위·의성·청송을 제외한 12석 전체를 한국당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당이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당과 각축전을 벌이는 한편 바른정당이 이를 추격해오고, 또 당 소속의 대선 후보는 유력 대선 후보 4인 중 지지율 4위에 그쳤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가 지역에서 1위로 뛰어오른 것은 거세게 불고 있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의 수혜"라며 "반문의 동남풍은 거세게 일어났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 선단을 이끌고 문재인 후보의 선단에 불지르러 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정치권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바른정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교통방송라디오에 출연해 "대구에 가서 유승민 후보를 잘 부탁한다고 하니 '유승민이 좋긴 한데, 찍으면 문재인이 되잖아'라고 하더라"며 "(대구의 안철수 쏠림 현상은) 일종의 '묻지마 쓰나미'"라고 진단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튿날인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한 것은 '문재인은 안 된다'는 생각과, 홍준표 후보를 찍으면 문재인 후보가 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가세했다.

    다만 언제까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TK 동남풍' 수혜 정국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오는 12일 본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가 지역 민심 풍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 또한 제기된다.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의성(경북)=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하필이면 4·12 재·보궐선거의 유일한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 권역에서 열린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8일 각각 상주와 군위·의성·청송을 훑고 지나가며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오는 10일에는 드디어 경남도지사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신분이 되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당장 상주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이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조차 하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가 재선거 지원유세를 명분삼아 지역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지 못하는 것부터가 손해거니와, 도의원·군의원 선거도 아니고 명색 국회의원 선거에 공천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지역에 기반이 없는 정당이 집권할 경우, 과연 대구·경북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이 지역을 찾는 경쟁 대선 후보들도 아마 국민의당이 공천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로 이 지역과는 인연이 없다는 점을 약점 삼아 집중 공격할 것"이라며 "12일 재선거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대구·경북 권역의 대선후보 선호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