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안철수, 박지원 아바타" 맹비난, 안철수 "네거티브 뒤에 숨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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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이 대세'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민심을) 확인해 보니 제가 대세가 맞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대세론은) 정권교체의 대세 속에서 저를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국민들이 인정해준 것"이라며 "사상 최초로 광주에서도, 부산에서도 지지받고 영호남과 충청 모두에서 지지받는 국민통합 대통령의 시대를 열고 싶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불며 대세론이 뒤바뀌자 문 후보는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 지지율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역전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문 후보는 10일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우리 스스로 낙관과 안위 자만과 오만을 일체 버리고 매일 매일 긴장하고 각성해야 한다"며 "결자와 헌신으로 더 낮게 더 겸손하게 더 치열하게 해 나가지 않으면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세한다" "오만하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던 것을 고려하면 문 후보의 이날 주장은 자성적 발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에서도 이제 더 이상 '문재인 대세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추미애 대표는 "그동안 혹시 '대세론'에 안주했다면, 정권교체 '당위론'에 안주했다면, 과감히 결별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대통령선거는 해보면 참 어려운 선거다. 열흘 전엔 낙관적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긴장해야 할 상황"이라며 "4주에 걸쳐 모든 역량을 다 쏟으면 역사적 과업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포용을 주장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비문계 의원들을 의식한 듯 "오늘부터 우리는 하나다. 저와 동지들 후보와 당도 하나지만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도 하나다"며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최성 시장과 저는 한 몸이다. 이제부터 모든일은 안희정, 이재명, 최성, 박원순, 김부겸 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고 통합을 내세웠다. 

    문 후보는 나아가 안 후보를 향해선 날선 비판을 가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분이고 저는 흙수저의 아픔을 공감하며 살아왔다"며 "안 후보는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야 한다. (안 후보는) 박지원 대표의 아바타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본인의 비전과 정책, 철학에 대해 국민을 보고 설명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