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의 깊음' 전시회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예술공간 수애뇨(sueño)339에서 열린다.

    4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개최되는 '잔의 깊음'은 부제가 '남겨진 것의 장엄'으로 작가 김서연, 신미경, 연기백, 이병호가 참여한다.

    '잔의 깊음'의 '잔(盞)'은 액체를 담아 마시는 용기를 가리킨다. 또 어떤 사명이나 담당의 상징체로도 사용된다. 잔의 본질은 우리가 주목하는 용기의 외형이 아니라, 용기를 통해 드러나는 잔속의 빈 공간 즉 '잔의 깊이'이다.

    하지만 잔의 본질은 흔히 외형에 가려 내버려 두기 마련인데, 이는 잔에 적용된 우리의 기준이 유용성이나 가시성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이렇게 특정한 기준에 의해 본질과 가치가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사회가 정립한 기준에 의해 사라지는 것, 가치 없는 것, 버려진 것, 주목받지 못한 것으로 치부돼 온 것들이 주는 미학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특히, 신미경 작가의 광주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설치됐었던 'The Wall'을 서울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비누로 다양한 동서양의 고대유물을 재현하는 그는 2011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2013 국립현대미술관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또, 버려진 주거 공간에서 가져온 여러 사물을 설치해 새로운 미학을 발견하고자 한 연기백, 생명이 없는 인체의 형태와 미학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병호, 캔버스 표면을 손으로 한 조각씩 잘라내 이면의 공간을 드러내는 김서연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수애뇨399의 두 번째 기획전 '잔의 깊음'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사진=수애뇨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