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일 오전 서울시장실 전격 방문, 박 시장 “문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
  • ▲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청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동행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 함께 걷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선물했다. ⓒ서울시 제공
    ▲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청을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동행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 함께 걷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선물했다. ⓒ서울시 제공

    대통령 선거일을 30일 남짓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추격을 허용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공개적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문 후보의 박 시장 전격 방문 및 면담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은 당내 경쟁 주자 껴안기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의 방문을 받은 박원순 시장은 “우리는 동지”라며 화답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후보의 박 시장 방문은 10일 오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문 후보는 서울시 신청사 6층에 있는 시장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원순 시장이 이룩한 성과를 극찬하면서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폈다.

    그는 “박 시장은 지난 5년간 서울시정에서 성과를 보였고, 혁신과 소통이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며, “서울시의 검증된 정책과 인재를 내가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박원순 시장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다음 정부는 박 시장과 함께 만들겠다. 내가 정권교체를 이루면 서울시와 함께 촛불시민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 상을 받도록 추진하겠다.”

문 후보의 적극적인 구애에 박원순 시장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문 후보에 대한 지원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문 후보의 말대로 서울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혁신도시”라며,  “로열티는 안 받겠다. 그 동안 서울시가 추진하고 실현했던 많은 정책을 다 가져가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같은 법조인으로서 문 후보와의 각별했던 인연을 소개하면서,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후보와 나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과거 3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는 동지였고 현재도 동지고 앞으로도 동지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함께 걷겠다.”

박 시장은 문 후보에게 '동행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 함께 걷겠습니다. 박원순'이라는 글귀를 적어 선물했다.

문 후보와 박 시장은 면담 직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사업은 박 시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광화문광장의 규모를 늘려 보행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반면 이 사업에 대해서는 고질적인 도심 교통 체증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아 계획을 입안하는 과정에서부터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이사업은 서울시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며 “(새로운) 중앙정부가 들어서면 이 부분을 정부에 제안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후보는 “중앙정부가 협력할 사업이 맞다”며 “시가 사업을 주도·계획하고 정부는 뒷받침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광장을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만들고, 광장민주주의의 상징과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