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 "中 ‘사드 보복’ 관련 양국 의견 교환"…기존 원론적 입장 확인에 그친 듯
  • 사진은 우다웨이(武大偉) 中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진은 우다웨이(武大偉) 中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에 와서 6자 회담 수석 대표와 협의를 마치고 나온 우다웨이(武大偉) 中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그는 자신을 기다리던 한국 기자들을 향해 “没有(없어요)”를 연신 외치며 쫓기듯 사라졌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10일 방한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언론은 그가 윤병세 외교장관,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북한 문제와 ‘사드(THAAD)’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김홍균 본부장과 만난 뒤 기자들을 향해 연신 “没有(할 말 없다)”고 외치며 떠났다.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에 어떠한 대화가 오고갔는지, 중국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없었다. 한국을 무시한 행태나 다름 없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에 앞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면담을 가진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는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들을 향해 어떤 말이 오갔는지 간단하게나마 설명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런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와 비교해 볼 때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행동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외교부 청사를 떠난 뒤 곧 이어 나온 김홍균 본부장이 언론에 韓中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협의 내용을 설명했다.

    김홍균 본부장은 “2016년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한·중 6자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다”면서 “곧 이어질 만찬에서도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홍균 본부장에 따르면 이날 협의에서 한·중 양국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북핵 위협의 시급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두고 우려와 함께 도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한·중 양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도발을 일으킬 경우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에 따라 강력한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했다고 한다.

    김홍균 본부장은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이번 방한이 “북한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시의적절하다고 본다”고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김홍균 본부장에 따르면, 이날 한중 양국은 북한 문제 외에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김홍균 본부장은 “자세한 내용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간의 통화 내용 외 추가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중국 측의 부당한 조치가 즉각 중단되도록 中정부의 행동을 촉구하면서, 문제의 근원인 북핵 위협을 저지하는데 고동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는 2016년 12월 9일 베이징에서 열린 지 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한국은 김홍균 본부장과 이상화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김용현 평화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다. 중국은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천하이(陳海)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등이 배석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한국 정부와의 협의에 앞서, 오전 11시 20분 인천공항에 도착, 오후 3시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면담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이번 방한은 한국 대기업을 찾아가 '사드'와 관련한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진 천하이 부국장이 동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홍균 본부장은 “앞서 말씀드린 것 외에 (추가적인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천하이 부국장은 2016년 12월 한국 외교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방한해,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찾아가 “한국 내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에 차질이 올 수 있다”며 협박을 해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