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날부터 미리 일정 비우며 권토중래 '심혈'

문재인 꺼렸던 '스탠딩 토론'…오늘 밤 누가 웃을까

홍준표, 리허설 없이 자신만만… 유승민, 경험 측면에서 유리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4.19 14: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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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에 출입하기 시작해, 구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을 담당했으며, 2016년 2월부터는 국민의당으로 출입처를 변경해 4·13 총선을 치렀습니다. 5·9 조기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료 지참도, 반입도 안 된다. 두 시간 동안 홀로 외로이 서서 다른 네 명의 후보들과 진검승부 일합을 겨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등 원내 주요 5당의 대선후보 초청토론회가 19일 저녁 10시부터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 대선후보 토론회처럼 스탠딩 무자료 형식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생방송이 이뤄지는 두 시간 내내 서서 토론을 진행해야 하며, 자료는 일절 반입·참조할 수 없다.

이러한 형식은 각 정당 실무자 간의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55)·바른정당 유승민(59) 후보 측 대리인은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 문재인(64) 후보 측 대리인이 "두 시간 동안 서서 토론하는 것은 힘들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밝혔었다.

이에 국민의당 중앙당선대위의 김유정 대변인은 "지난해 미 대선에서 71세 트럼프와 70세 힐러리 후보도 아무 문제 없이 스탠딩토론을 했다"며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탠딩토론을 건강 때문에 거부한다면 지난 수 차례 방송에서 상대 후보는 물론 자신의 이름마저 헷갈렸던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단순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방증"이라며 "국정운영은 침대에 누워서 할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토론 룰 협상이 뜻밖의 후보 건강 문제로까지 번지자, 문재인 후보 본인이 "서서 하나 앉아서 하나 무슨 상관인가"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 측 관계자도 "두 시간 서 있는 게 힘들다거나 건강 상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히말라야 트래킹 경험까지 거론하며 적극적으로 수습했다.

이후의 룰 협상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서 있는 후보자의 뒤에 높은 보조의자를 배치해주면 하겠다"고 수정제안을 했고, 이를 타 후보들이 받아들여 극적 타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후보가 "서서 하나 앉아서 하나 무슨 상관"이라고 했다지만, 스탠딩토론은 사실 말그대로 서서 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료 반입이나 참조가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미리 준비해놓은 자료를 들고들어와 그대로 읽어내리거나 외워서 읊어 '학예회 토론'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룰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을 불식하려는 듯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신경민 TV토론본부장(전 MBC앵커)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용이 숙지돼 있는 대통령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책 토론을 고수하겠다는 기조"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상대 후보들이 이날 오후 일정만 비운 것과는 달리, 전날부터 미리 오후 일정을 비우며 TV토론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SBS에서 녹화중계한 1차 토론에서 다소 실점했다는 지적이 많아, 권토중래를 노리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에는 종합편성채널 패널로 출연한 경험이 풍부한 의원·대변인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철수 후보의 토론 방식을 첨삭·수정하고 제스처나 표정까지 꼼꼼하게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강력한 '말폭탄'으로 분위기를 일거에 휘어잡을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후보는 전날 울산광역시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스탠딩토론이라면) 별도로 준비하지 않는다"며 "머리 속에 들은 것을 가지고 하겠다"고 자신만만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지도자는 여유도 있고 유머도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라며, 이날 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들의 허를 찌르는 유머와 위트로 토론회를 주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자료 없이 서서 하는 스탠딩토론을 이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숱하게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대선을 20일 앞두고 본선에서 스탠딩토론이 열리게 된 것을 정체된 지지율 국면을 뒤흔들 수 있는 호기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지상욱 중앙당선대위 대변인단장은 "벼락치기가 아니라 평소 준비된 후보로서 철학과 지식을 아울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상대의 허점을 찌를 것"이라며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시청자들이)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에 출입하기 시작해, 구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을 담당했으며, 2016년 2월부터는 국민의당으로 출입처를 변경해 4·13 총선을 치렀습니다. 5·9 조기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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