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공판]⑧ 송우철 변호사, 독대과정 설명 “특검 공소사실 비현실적”

변호인 “특검, 이재용이 최순실 존재 미리 알았다는 근거가 뭔가”

“이재용 부회장 보유지분, 특검 주장과 달리 거의 변동 없어”

양원석, 이길호, 강유화 기자 | 최종편집 2017.04.19 23: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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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박근혜 前 대통령에게 청탁하고, 그 대가로 박 전 대통령과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에 있는 최순실 측에 430억원 대의 금품을 뇌물로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4차 공판에서, 박영수 특검이 작성한 ‘이재용 부회장 피의자신문조서’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이 부회장은 그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2차례, 박영수 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5차례 등 모두 7회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중심으로 서증조사를 진행하면서, 이 부회장이 2016년 8월 이전 최순실과 정유라의 존재 및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대통령으로부터 ‘승마지원 부실’을 이유로 호된 질책을 받은 직후부터 박근혜-최순실-정유라의 관계를 알고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동계영재센터에 대한 지원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특검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비덱(코어)스포츠와의 컨설팅계약, 미르 및 K스포츠재단 설립기금 출연 등의 행위는, 대통령과 묵시적 대가관계 합의를 한 이재용 부회장이,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에게 지시하고, 세부 이행은 최 실장의 주도 아래 미전실 핵심 임원들이 수행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이런 추론의 근거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3차례에 걸쳐 독대를 하면서 와병 중인 이건의 회장의 건강을 위한 덕담이나 주고받거나, 삼성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일상적인 내용만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을 리 없고, 대통령이 특별히 ‘승마지원’과 문화융성, 체육발전을 위한 삼성의 역할을 강조한 만큼 이에 상응한 그룹 차원의 현안 해결을 주제로, 모종의 묵시적 합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통신기업 KT가 대통령의 독대 요청을 받은 뒤 삼성과 똑같이 ‘요구사항이 담긴 봉투’를 건네받았지만, 실무진의 심층적인 검토 결과 더블루K(최순실이 설립한 법인)와의 컨설팅 계약이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을 거절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삼성이 이와 대조적으로 태도를 보인 것인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을 매개로 한 대가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론했다.

다만 특검은 이날도 주장 대부분의 근거를, 이 사건 참고인 진술조서 및 피고인들의 신문조서, 증거능력 논란을 빚고 있는 안종범 수첩의 메모를 바탕으로 한 유추 혹은 해석으로 대신하면서, 이 부회장이 2016년 8월 이전 박근혜-최순실-정유라의 관계를 알았다는 주장, 이 부회장이 사실상의 그룹 총수로서 미래전략실을 통해 그룹을 지배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특검 측의 공세에 변호인단은, 1~3차 독대 당시 구체적 정황을 설명하면서, 현실적으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과정에서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에 대한 변호인단 송우철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의 설명.


“1차 독대는 특검이 말한 것처럼 시간이 불과 5분에 불과했다. 그것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갑자기 이뤄진 단독면담으로, 센터 개소식과 테이프 컷팅 사이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관계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 그 사이에 특검이 주장하는 것처럼, 박 전 대통령이 거창한 대가를 요구하고 이 부회장이 긴밀한 청탁을 하는 등 엄청난 규모의 뇌물수수 합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2015년 2차 독대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승마협회 올림픽 지원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대통령에게 불려가 질책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청탁을 하고 대가를 합의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2016년 3차 독대에서도, 특검이 이미 말한 것처럼 면담 시간의 상당부분이, JTBC의 보도태도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채워졌다. 당일 상황을 기록한 안종범 수첩을 보면 큰 제목만 13개나 나열돼 있다. 과연 30분 동안에 그 많은 주제를 다 이야기했는지 도저히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이런 독대 전후 상황을 고려하면 2, 3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 승계작업에 대한 대가 요구를 하고, 이 부회장이 이를 수락했다는 특검 공소사실은 비현실적이다.“

특히 변호인 측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보유지분은 거의 변동이 없다며, 이 사실만 보더라도 특검의 공소사실이 예단과 추론, 논리적 비약에 기초한 무리한 기소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과 미전실의 관계 및 이 부회장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혹은 위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은 대외적으로 그룹의 차기 경영권 승계자로 인식돼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룹의 주요 해외 파트너를 만나고 이들과 교류관계를 유지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그룹의 내부 경영은 이건희 회장이 임명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챙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최 실장이 그룹의 후계자를 위해 총대를 메려 한다거나, 최지성 실장이 이 부회장에게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그 지시를 이행하는 관계로 바라보는 특검의 시각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정유라 승마지원’ 및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상황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불려가 ‘(전임 회장사인) 한화보다 못하다며 대통령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는데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최지성 실장 등에게 역정을 낸 것은, 해당 업무 자체가 자신이 책임질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최근 단행된 미래전략실 해체 역시 이 부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룹의 2인자인 최지성 실장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에 대한 송우철 변호사의 설명.

“이재용 피고인과 미전실 관계 말한다. 증거조사 과정에서도 말했듯 미전실은 삼성그룹 계열사간 사업투자 및 조정 업무 수행하면서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는 조직이다.

이재용 피고인은 미전실에서 어떤 지위나 권한도 없다 인적구성 측면에서도 이재용 피고인이 임명한 사람들이 아니다. 최지성은 직급 경력 업무권한 등 이재용 피고인의 지시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 그는 이재용 피고인의 멘토역할을 했다.

‘최지성이 삼성의 2인자, 이재용이 후계자’로 지칭된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의 오류 중 하나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을 등치시킨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특검은 이재용에게 보고하고 그로부터 지시를 받는 미전실 관계를 전제로 했지만, 이건희 회장이 생존한 상황에서 공식 지위의 변동 없이, 이재용 부회장이 미전실의 보고를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호인단은 KT가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요구를 받고도 이를 거부한 사실을, 삼성과 비교한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도, 단순 비교는 무리라고 반박했다.

송우철 변호사는 “KT도 미르재단에 11억원, K스포츠재단에 7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KT가 특검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토록 합리적으로 검증을 하고 이것저것 따졌으면 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는 출연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의 주장처럼 KT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수백억 되는 출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을 해서 출연을 결정했느냐”며 특검 주장이 안고 있는 모순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KT가 미르와 K재단에 출연을 하고 다른 건 하지 않은 건 청와대가 얼마나 관여하고 있는 지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미르에는 출연을 하지 않고 K스포츠재단에만 출연을 한 신세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즉, 송 변호사는 각 기업은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할 것인지 들어줄 것인지, 지원한다면 규모와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각자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고려해서 결정을 했을 뿐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를 어떻게 지원했느냐가 아니라, 모든 기업이 청와대의 심기를 의식해,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매우 큰 고민을 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KT가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해서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몇 달이 지난 뒤에 곤란하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한 사실은 송 변호사의 견해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송 변호사는 KT와 삼성의 경우를 단순 비교한 것 역시 특검의 실수라고 말했다. KT가 비록 대기업이긴 하지만 사회공헌 비용 규모 자체가 다르고 부담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는 청와대의 지원 요구가 333억원을 내놓으라는 말과 같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송 변호사는 재계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특별한 위상도, 삼성이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직접 요구로 승마협회장을 맡은 삼성 입장에서는, 올림픽에 대비한 전지훈련 지원을 거부하기 어려웠지만, KT는 더블루K에 대한 지원이 기업의 브랜드효과와 어울리기 않았기 때문에 거절할 명분이 있었다는 것.

송 변호사는 “삼성은 2015년 7월 대통령 독대 당시 올림픽 승마훈련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전에서 질책을 받았는데, KT가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왜 더블루K 지원을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을 받았다면, 그 때도 결과가 지금과 같았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정유라 승마지원의 결정적 단서로 꼽고 있는 코어스포츠와의 컨설팅 계약과 관련해서도, 다시 한 번 공소사실이 안고 있는 흠결을 지적했다.

“코어스포츠의 실체 관련해 이 회사 한국지사의 장순호 이사가 회의에 참석한 사실은 KT 관계자들의 진술조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KT 황창규 사장 등의 진술조서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이 회사가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라 전문성이 결여돼 있고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회사의 존재 자체가 없는 것이냐 회사는 존재하는데 준비가 부족한 것이냐, 이 차이는 크다.

코어스포츠가 페이퍼컴퍼니인지 여부가 중요한 거지 용역수행 능력이 있는지 전문인력이 있었는지는 중요한 쟁점이 아니다. 두 가지를 단순비교 할 수 없다는 점 말씀드린다.“

동계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당시 빙상연맹 사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은 대통령의 지원을 거부할 명분이 약했던 반면, KT는 개발중인 5G 기술 실행과 관련해 지원에 관심이 있었지만, 지원 여력이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SK와 삼성을 비교한 사실을 인용하면서, 특검이 이중적인 잣대로 삼성과 다른 대기업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뇌물죄의 핵심은 대가관계에 대한 합의인데, 합의 여부에 따라 강요나 직권남용을 적용하게 된다”며, “문제는 특검의 공소사실 구조를 보면 피고인 삼성이 먼저 요구를 한게 아니라, 대통령이 먼저 요구를 했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은 “삼성은 대통령의 요구를 수락했기 때문에 뇌물이 성립된다고 하는데, 여러 기업이 대통령과 독대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은 모두 아무런 요구가 없었고, 삼성만 ‘대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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