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드 말바꾸기 논란에 "안철수 후보에게 물어보시라" 화살 돌리기

  • 19일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른바 '대북 결재' 의혹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이날 오후 KBS가 주최한 2017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문 후보의 북한인권결의안 말바꾸기 논란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혹은 찬성 반대를 두고 2007년 북한 김정일에게 미리 물어봤느냐에 대해 제가 지난 13일 무려 6번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문 후보는 물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작년 10월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시다가 지난13일 토론에서는 '먼저 물어본적 없다,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며 "그런데 2월 9일 JTBC 썰전에서 문 후보는 '국정원 통해서 북한에 물어봤다'고 했다. 두 달만에 말이 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그건 정확한 말씀이 아니고 국정운영을 안 해보셔서 하시는 말씀이다.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 봤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물어본 것이 아니라 국정원이 해외 많은 정보망 가졌기 때문에 국정원을 통해 북한 반응을 판단해보도록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승민 후보는 "그게 북한에 물어보는 것과 뭐가 다르다는 것이냐, 누구한테 물어봤다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문 후보는 "북한에 물어봐서 판단했겠느냐. 국정원 자체 정보망을 가동했다. 여러 해외 정보망 휴민트, 국정원 정보망이 많다"라고 애매한 답변을 거듭 내놨다.

    유 후보는 "북한에 물어보면, 물어보나마나 찬성하겠나"라며 "2월 9일에서는 북한에 확인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이는 지도자의 정직성과 연결돼 있다"고 거듭 말바꾸기 논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문 후보 "썰전의 정확한 발언을 확인해라. 국정원이 가진 정보망 통해 북한 태도 가늠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를 지켜보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문 후보의 (인권 결의안 관련 발언은)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된다"며 "정치인은 막말보다 거짓말이 문제"라고 가세했다.

    앞서 유승민 후보는 지난 13일 SBS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에서 제기된 '대북결제' 논란을 언급하며 "10년 전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김정일에게 먼저 물어보고 기권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당시 문 후보는 "사실 아니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가 TV토론회에서 '대북결재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한 것은 두 달 전의 발언과 배치된다"며 문 후보의 말 바꾸기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문 후보는 두 달 전 JTBC 썰전에서는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하기 전에 북한과 내통했음을 스스로 인정했었다"며 "문 후보가 지난 2월 9일 썰전에서는 '북한이 반발하지 않으면 찬성해야죠. 외교부 체면도 서고 후속회담하는데 보수층 지지도 더 받을 수 있고 하니 찬성으로 가야될 참이니까 확인해보자. 그래서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 후보 측은 "썰전 방송을 다시보고 맥락부터 이해하시길 바란다"며 "문재인 후보 발언을 맥락 없이 인용하며 색깔론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KBS토론회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문 후보의 말 바꾸기 논란이 거론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사드 배치를 놓고 전략적 모호성을 이야기했는데, 이는 강대국 먹잇감이 되기 제일 좋은 태도"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즉답을 피한 채 "사드 말바꾸기 관련해선 안철수 후보에게 물어보시라"고 화살을 돌린 뒤, 안 후보를 향해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고 해놓고 어떻게 중국을 설득할 것이냐. 당론은 아직도 반대 아닌가"라고 역공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