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강한 유감" 국민당 "깊은 유감" 바른당 "심각한 우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공 국가주석이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공 국가주석이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시진핑 중공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던 와중에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발언했다는 파문이 정치권에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갖던 중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한반도의 수천 년 역사와 수많은 전쟁들에 대해 말했다"며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더라"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 해괴한 '역사 특강'은 미중 정상회담 중 약 10분에 걸쳐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역사적 유래를 들어 "당신도 알겠지만 우크라이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이후 러시아는 2014년 군사 충돌을 감수하고 이른바 '크림 위기'에 개입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 반도를 강탈한 바 있다.

    중공의 국가주석이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에 관한 '역사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마치 크림 반도를 강탈해 합병하기 직전의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중공의 흑심이 마침내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에 이르렀다는 점이 드러나자, 여야 4당 및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대체로 중공과 시진핑 주석의 그릇된 인식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중앙당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이 '한국 전체가 실제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진핑 주석이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대한민국의 주권 침해로서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최근 대한민국의 자주적 안보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만일 친북·친중 정권이 탄생한다면 대한민국은 주권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조차 '친중 본성'을 버리지 못하는 정당과 대선 후보를 넌지시 비판했다.

    바른정당 지상욱 유승민캠프 대변인단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였다더라'고 말했다"며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시진핑의 역사인식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고, 작금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러한 역사인식에서 나온 것이라면 더욱 심각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중앙당선대위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7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며 "그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외교무대에서 심각한 역사왜곡을 한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만은 유감 표명이나 우려 없이, 당혹감과 놀라움 등의 표현과 함께 미국·중국 양측에 대한 사실 규명을 요청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맥락이었는지를 분명히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며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한 내용이 무엇인지, 그 진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혀줄 것을 요청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중공은 이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실제로 그러한 발언을 했는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루캉 중공 외무성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파문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