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극단 '가족'과 남산예술센터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가 오늘(21일)부터 무대에 오른다.

    연극 '가족'은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5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야기는 해방 직후 제헌국회부터 6·25 전쟁 등 파란만장했던 우리 근현대사를 아우른다. 한 가족이 맞닥뜨린 의문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당대 한국 사회의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피할 수 없던 가정의 몰락을 여실히 담아낸다.

    제 1회 국립극장 장막희곡 당선작인 '가족'은 1958년 국립극단의 시공관(당시 명동예술극장) 초연 이후 59년 만에 재연되는 것이다. 극을 집필한 이용찬 작가는 '한중록'을 비롯한 TV 드라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확립하고 있는 배우 이기돈과 희·비극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 김정호가 각각 아들 '종달'과 아버지 '기철'로 분해 애증의 부자관계를 그려낸다. 관람료 2만~5만원. 문의 1644-2003.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의 2017년 두 번째 시즌프로그램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가 오는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SNS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 내 성폭력을 다루는 첫 시도로, 무대에 피해자는 공개되지 않는다. 극을 직접 쓴 구자혜 연출가는 가상의 권력 집단의 말을 통해 가해자의 시선에서 성폭력의 역사를 나열한다.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 중심의 연극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이 돋보인다. '예술계가 직접 쓰는 #예술계_내_성폭력 역사를 기록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콘셉트로 표지, 목차, 추천사, 본문, 후기, 부록의 구성을 차용해 관객은 무대 위에서 한 권의 책이 써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구자혜 연출은 전작 '킬링 타임',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에서 세월호와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사회구조의 모순과 권력의 허약함을 위트 있게 표현한 바 있다.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성폭력 문제가 예술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기록될 수 있도록 남산여담(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오는 22일과 29일 공연 종료 후 진행한다. 관람료 1만8천~3만원. 문의 02-758-2150.

    [사진=국립극단,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