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안보관 강조, '주적' 주저하는 文에게 "핵실험 임박, 적절치 못해" 자신의 사드논란엔 "박지원 대표도 '후보 말이 당론'이라고 규정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해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송민순 전 장관이 재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북결재' 의혹을 제기하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 후보와의 대북·안보관에서 비교우위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철수 후보는 21일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거기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제재국면 이후 대화국면에서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을 계속할 거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송민순 전 장관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의 자필 수첩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받은 메모 등 '대북결재'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지난해 탄핵정국을 거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논란이 재부상, 자신의 안보관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르게 된 상황이라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주적'이라고 규정했던 안철수 후보는 또한 이를 인정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 문재인 후보의 대선후보 자질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어떤 후보는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라며 주적이라 인정하는 것에 주저하는데 대통령의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급변하는 대북상황,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지금은 대북제재국면이며 강한 제재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시기와 조건으로 협상테이블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은 평화통일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에 회담 성사 자체를 위해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지원이 결국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가시적 성과만 이룬 반면,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연결되면서 궁극적 목표인 평화통일에서 더 멀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북한의 핵개발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과 마주하는 등 안보 불안이 커져가고만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 중심으로 '퍼주기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햇볕정책'을 안철수 후보가 계승할 것이냐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 상당수가 김대중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안 후보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시각 때문이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절대 안 된다. 문제를 푸는 수단이어야 한다"라며 "여러 잘못된 부분을 많이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국면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대북지원에 나설 일이 있더라도, 적어도 과거 퍼주기식 지원이 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한편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당론을 아직 바꾸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박지원 대표도 '후보의 말이 당론이다'라고 규정했다"고 말했다. 

    '대표가 말하면 그것이 당론'이라며 가급적 언급을 아끼던 박지원 대표가 자신을 지지함으로써 사실상 당론 변경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안철수 후보가 호남중진 의원에게 주도권을 내줄 것이란 우려와 달리 중요한 지점에서는 자신의 뜻을 관철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의 야권통합 논란을 종식하고, 연초 자강론이냐 연대론이냐를 놓고도 자강론으로 매듭 지었다. 사드 당론 역시 변경으로 당내 분위기가 바뀌면서 향후 집권 시 정당이 안 후보를 순순히 따를 것인지에 대한 의심도 어느정도 해소했다는 평가다.

    다만 당내에서 사드문제에 여전히 이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치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100% 같을 순 없다"면서도 "당 전체적으로 나가는 방향은 명확하다. 사드에 대해 배치 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