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은 '송민순 자료'에 뭐라고 할 터인가?

                  -사실이면 최순실 국정관여가 더 큰가, 북한 국정관여가 더 큰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3 회의차 싱가포르로 출국한 노 대통령이
    2007년 11월 20일 오후 6 시 50분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러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이란 내용이 담긴 쪽지를 보여줬다”며
    “서울에 있던 김만복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싱가포르에 있는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이 당시의 자료를 공개하면서 했다는 말이다.
    문재인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우리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북한에 물어본 결과,
    북측이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건 북-남 선언에 대한 위반”이라고 답 해
    유엔 투표에서 기권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원래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쓰인 말이지만
    문재인 후보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리자
    송 전 장관이 재차 추가문건을 공개한 것이다.

     아직은 진실공방 과정에 있다. 문제가 법정으로 간 것도 아니다.
    그래서 최종적인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
    문재인 씨는 그러나 대통령 후보다. 잘하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선거가 있기 전에 송 전 장관의 증언과 증거자료에 대해
    수긍할 만한 반론을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이 일정한 태도를 정할 수 있다.
    이러지 않고 말로만 아니라고 할 경우 그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아니면 아닌 근거를 대야 한다.

  • 그 만큼 이 문제는 긴급사항이다.
    국가의 중요 안보사항에 대한 입장을 북에 물어보고 결정한다?
    이게 만약 송 전 장관의 말처럼 사실이라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용납될 수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대통령 되려는 사람의 경우일수록 더더욱. 그래서 국민은 진실을 요구한다.

    문재인 후보는 이 요구를 비켜갈 수 없다.

     야당 쪽에선 “색깔공세다“ ”북풍공작이다“ 어쩌고 하지만,
    이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나 국민의 당, 그리고 보수진영이 꺼낸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 청와대에서 문재인 후보와 함께 일한 왕년의 동료가 제기한 문제다.
    그러니 ‘색깔’ ‘북풍’ 운운이 해당할 사항이 아니다.

     이 문제는 결코 일과성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송민순 전 장관의 증언과 자료가 진실일 경우 유권자들은
    “북에 물어보고 결정하자는 사람”에 대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송 전 장관의 증언과 자료가 사실이라면
    최순실 국정관여가 더 큰가, 북한 국정관여가 더 큰가?

    송민순 전 장관과 문재인 후보는 국민과 역사 앞에서
    계속 더 자세하고 정직하게 논쟁하라!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7/4/21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