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판서 어물 팔던 할머니, 안철수 공보물 곱게 펴들어 보여주기도
  •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교수가 22일 고향 전남 순천을 방문하기에 앞서 구례에서 열린 행사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교수가 22일 고향 전남 순천을 방문하기에 앞서 구례에서 열린 행사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고향 전남 순천을 찾아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미경 교수는 22일 오후 주말이자 장날을 맞아 순천 아랫장을 찾았다. 유세차량에 오른 김미경 교수는 "1963년 3월 순천에서 태어나 세 살까지 여기서 자라고 여수로 갔다"며 "작은아버지 두 분이 순천고를 다녔는데, 한 분은 5회 졸업생, 다른 한 분은 7회 졸업생"이라고 순천과의 연고를 강조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는 믿을만한 사람이고,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내가 안철수 후보를 보증할테니, 꼭 사랑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세차량에서 내려와 시장 쪽으로 건널목을 건넌 김미경 교수를 맞이한 것은 "뭣하러 왔느냐"는 말이었다.

    김미경 교수의 손을 맞잡은 한 순천시민은 "여기 뭣하러 왔느냐"며 "부산이나 대구에 가라. 여긴 (안철수 지지) 100%"라고 호언했다.

    올 필요도 없이 전폭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밀어줄테니, 타향에 가서 득표 활동을 하라는 격려였다. 이처럼 처음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격려를 들었을 정도로 '순천의 딸'에 대한 시민들의 환대는 따뜻했다.

    한 상인은 "3번 아니냐, 3번"이라고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더니 "확 밀어주겠다"고 장담했다. 장을 보러나온 듯한 시민은 김미경 교수의 손을 맞잡으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더니, "감사하다"는 김미경 교수의 말에 "(남편인 안철수 후보가 출마해줘서) 내가 더 감사하다"는 말까지 했다.

    순천에서 태어나 인근 여수에서 자라난 만큼 '안철수의 배우자'와 별개로 '순천의 딸'인 김미경 교수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상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서울대 채용 의혹과 관련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일을 가리켜 "요즘 테레비에 많이 나오더라"며 "사람들이 많이 걱정한다"고 자기 일처럼 연민의 뜻을 전했다.

    다른 상인도 "나는 (김미경 교수의) 팬"이라며 "여기서 태어나 카이스트 교수가 됐으니 대단하지 않느냐"고 반색했다. 주변의 시민들도 특혜채용이니, 1+1이니, '갑질'이니 하는 민주당의 공세가 온당치 않다며 혀를 차는 분위기였다.

    좌판에 어물을 늘어놓고 팔던 할머니는 김미경 교수가 멀리서 사람들과 악수를 나누며 다가올 때부터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마침내 김미경 교수가 앞에 와서 악수를 청하자 수줍은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이 할머니는 느릿한 동작으로 뒷쪽 의자에 꿍쳐놓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보물을 두 손으로 곱게 펴들어 김미경 교수에게 보여줬다.

    한 남성은 김미경 교수와 악수한 뒤 다소 뒤떨어져서 장을 보고 있던 가족에게로 가 "안철수 집사람하고 악수했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배우자로 보이는 여성의 눈이 동그랗게 되더니 "뭐, 어디 있어, 어디, 어디?"라며 자신도 악수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가는 바람에 다소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일부 순천시민들에게는 김미경 교수가 순천 출신이라는 게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김미경 교수 본인도 밝혔듯이 3세 때 인근 여수로 이사해서 자라났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순천의 사위'보다는 '여수의 사위'로 알려진 것과 같은 이치다.

    한 시장 상인은 이날 김미경 교수와 동행한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이 "(김미경 교수가) 여기 순천에서 태어난 것 아시느냐"고 묻자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까 (유세차량에서) 이야기하던 걸"이라고 답했다.

    또다른 상인은 방금 김미경 교수와 악수를 나누고서도 "순천에서 태어난 것 아느냐"라는 최도자 의원의 물음에 "누가?"라고 반문했다가, 설명을 듣고서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오오오…"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옆에 있던 상인도 "그럼 순천에서 국모(國母)가 나오는 것이냐"고 비로소 반색했다.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김미경 교수가 순천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더욱 알려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