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가파른 상승 이후 조정기 맞아… 그렇다고 文으로 간 것 아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 (자료사진) ⓒ공동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 (자료사진) ⓒ공동사진취재단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 '송민순 파동' 등으로 외교·안보가 최대 쟁점이 된 가운데 오히려 '안보행보'를 강조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25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는 29.4%로 지난 15~16일 조사(37.3%) 대비 7.9%p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도 지난주 38.5%대 37.3%의 1.2%p에서 39.8%대 29.4%인 10.4%p로 늘어나며 오차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가장 많이 상승한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조사(7.4%)보다 4.3%p 올라 11.7%를 기록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5.0%,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4.4%로 뒤를 이었다. 홍 후보의 지지율 두자리 수 달성은 선거 이후 선거비용 50% 보전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한국당은 받아들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하던 보수층이 홍준표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별로 보수층은 지난 15~16일 안철수 후보를 45.7%, 홍준표 후보를 20.7% 지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 후보 33.6%, 홍 후보 30.9%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주목할 점은 1위의 문재인 후보와 2위 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벌어졌지만, 안 후보의 하락 폭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북결재' 의혹에 대한 추가 문건을 제시하고, 문재인 후보가 북한에 대해 '주적(主適)'이라 말하는 것을 망설이는 등 '안보관' 논란이 오히려 문 후보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확장 가능성이 점점 닫혀간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으로서는 '대선후보 비호감' 부분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보다 낮게 나온 점도 고무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대선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홍준표 후보가 44.1%로 1위를, 문재인 후보가 23.3%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7.4%로 두 후보와 비교해 비호감 수치가 상당히 낮게 조사됐다. 남은 기간 지지층을 흡수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어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3.4%), 심상정 후보(2.2%), 유승민 후보(1.4%)가 뒤를 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3~24일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유선 595명, 무선 1405명)을 대상으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했다. 응답률은 32.4%(유선 27.0%, 무선 35.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2.2%p.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한편 최근 정치적 칩거를 정리하고 돌아온 국민의당 김한길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지지도 추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분들이 부동층으로 돌아선 것이고, 또 문재인 후보 쪽으로 간 것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한길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지금 조정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유권자들이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두 후보를 놓고 누가 더 좋은지, 누가 덜 나쁜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한 시점이 됐다"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선거운동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