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재수생' 文, 선거공약서 제출 미정… '대세론·정무적 공세'만 믿나?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원주 유세에 나선 모습. ⓒ정상윤 기자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원주 유세에 나선 모습. ⓒ정상윤 기자

     

    "국회의원이 마흔 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4일 충남 천안 유세 당시 언급한 말이다. 문 후보가 언급한 '미니정당'은 국민의당을 뜻한다.

    국민의당을 조롱하는 듯한 분위기의 이 발언은 문 후보뿐 아니라 민주당 안팎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박광온 민주당 공보단장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을 공식적으로 '39석 미니정당'이라고 못박았다.

    문 후보와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이같이 폄하하는 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가장 유력한 대선 경쟁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난 이달 초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추격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선지 문 후보와 민주당은 안 후보와 국민의당을 향해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에서 오르내리는 '미니정당'은 네거티브 공세의 일환이다.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국민의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민주당 지지층과 일부 여론은 공감을 표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남에서도 문 후보와 민주당이 펼치는 '국민의당=미니정당' 공세에 공감할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전반의 의석을 만들어준 지역이 호남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당은 작년 4·13총선에서 호남 총 지역구 28석 중 25석을 확보했다.

    더욱이 호남에서 문 후보는 국민의당을 '부패기득권세력'으로 못박았다. 이는 국민의당을 원내정당으로 만들어준 호남 역시 '부패세력'으로 규정한 것과 다름 없어 보인다.

    문 후보는 지난 18일 광주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집중 유세를 통해 "이번 대선, 촛불과 함께 하는 정권교체냐, 부패기득권세력의 정권연장이냐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전북 남원 유세를 통해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는 뭐가 그리 급해졌는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박근혜가 했던 종북 색깔론을 다시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민주당이 호남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펼치는 정무적 공세는 자칫 '적반하장'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민주당은 구체적인 지역발전 정책과 진정성으로 호남에 표심을 호소해야 한다.

    아울러 문 후보는 이번 대선을 정무적 공세에 초점을 맞춘 듯 싶다. 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되지 않은 문 후보의 선거공약서가 방증한다.

    이미 민주당과 함께 정치적 '왼쪽'에 자리잡은 국민의당(안철수)·정의당(심상정) 대선후보들은 선거공약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는 문 후보의 대권가도에 적신호이기도 하다. 달리 말해 호남은 물론 전국적 공분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문 후보는 대선재수생이다. 대세론이 아닌 진정성으로 정통 야권의 기반인 호남과 전국에 표심을 호소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