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낙선은 곧 실패, 洪15% 달성하면 성공… 대선 정국 막판 변수 배제 못해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새누리당 조원진·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와의 단일화에 무게를 실으면서 선거막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연대도 배제할 수 없는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5일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는 어렵다"고 했지만, 2주 남은 선거 막판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기류가 조심스레 감지된다. 연이은 토론회를 거치며 안철수로 뭉쳤던 보수 표심이 분산되면서 각 후보간 입장차가 급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여론조사 추이의 미묘한 변동… 진폭 커질까

    25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는 전 주 대비 7.9%p 하락한 29.4%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39.8%였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11.7%를 기록, 지난 주 보다 4.3%p 오르며 처음으로 두자리 수를 기록했다. 홍 후보의 지지율 두자리 수 달성은 선거 이후 선거비용 50% 보전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한국당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지난 23~24일에 걸쳐 이뤄졌다. 중앙선관위 TV토론이 23일 밤에 방송된 것을 감안할 때, 토론 결과가 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추후 지지율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타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때문에 25일 JTBC TV토론회 등을 거치며 선거 막판으로 갈 수록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홍 후보의 지지율 결집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자유한국당 안팎에 흐르는 분위기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마음 급한 안철수, 홍준표 주도권 잡으려면…

    안 후보는 한 때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꺾는 결과도 얻었지만, 최근 조정기를 거치며 25%선에 근접하는 추세다.

    수치상으론 안철수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10%p 넘게 리드하고 있지만, 두 후보가 처한 입장은 사뭇 다르다. 안철수 후보는 몇 %의 득표를 얻는다 해도 당선되지 못하면 실패로 평가 받겠지만, 홍준표 후보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호남을 두고 치열한 지지기반 경쟁을 하고 있다.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후부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해야 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절대 불리한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다.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멀리는 다음 총선도 장담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안 후보에게 25%의 지지율은 적신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호남 주도권을 확보해 수도권으로 지지세를 확장해간다는 전략에도 치명타로 작용한다. 안 후보가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홍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황교안 권한대행 등 범 보수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모두 불출마 선언을 한 뒤 등장한 '구원투수'였다.

    보수진영이 절멸할 위기에서 최근 각종 구설수에도 불구,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 받을 수 있다. 만약 15% 득표율을 넘겨 선거금을 보전받는다면, 차기 당권이나 당 장악력에 있어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TV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모습. ⓒ KBS TV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TV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모습. ⓒ KBS TV화면 캡처

    ◆ 단일화 이뤄지려면… 지지율 '골든크로스' 필요

    홍 후보가 15%선으로 올라서고, 안 후보가 25%선으로 내려앉게 된다면 오히려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안철수와 '보수를 살려야 한다'는 홍준표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려면 일정 부분 대등한 체급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 두 후보의 단일화 공통 명분은 '문재인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전망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전례에서 근거를 찾는다.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두 후보는 치열한 경쟁을 연출하며 역전극을 이뤄냈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했을 때 오히려 역효과가 커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정치적 스탠스를 가졌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비춰볼 때 막판 역전 가능성은 여전히 최대 관심사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막판 단일화 가능성의 첫 걸음은 '보수 단일화'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가 분수령으로 보인다. 오랜 계파갈등으로 갈라진 보수가 대선을 앞두고 결집해야만 마지막까지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총선 전 까지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렸던 40%의 보수성향 유권자는 여러갈래로 갈라졌다. 현재 보수진영은 홍준표 후보는 물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 등이 난립했다.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이 계속된다면 '샤이보수'로 불리는 부동층은 끝내 투표장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보수가 결집해야 장미빛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안 후보의 애매한 대북관, 선거구도 등 여태까지 홍 후보가 말한대로 대부분 선거가 진행된 가운데, 보수를 통합하겠다는 이야기만 아직 미지수"라며 "앞으로 보수 단일화가 이뤄지면 보수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올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