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진보진영 표 단속 나섰나? "절박한 요구" 돌연 저자세
  •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뉴시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뉴시스


    대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에 보수결집 양상이 나타나면서 대선 구도가 출렁일 조짐이다.

    '굳히기' 작전을 구사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측은 3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진영 측에 문 후보에 대한 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석 민주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 확실히 안정적으로 지지를 달라는 민주당의 호소가 정의당과 심 후보에게 서운할 수 있으나 저희로서는 절박한 요구"라며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했다.

    김 본부장은 "심 후보와 정의당의 가치는 TV토론을 통해 국민들이 인정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모아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두 자릿수대 지지율에 대해선 "주로 국면적 요인이라고 본다"며 "심 후보와 정의당에 대한 지지와 투표 의사도 있겠지만 더 선명하게 적폐청산해라, 민주세력 힘 합쳐라, 확실하게 정권교체해라, 진보의제 확실히 다음 국정에 반영시켜라는 기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김 본부장은 또 심상정 후보에 대해 "선거 일주일 앞둔 시점까지 선전하는 심 후보에게 민주개혁세력으로 격려하고 싶다"면서도 "진보적 개혁 의제를 제시한 것 등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불발돼 2만표 차이로 서울시장을 한나라당에게 내준 과거를 언급했다. 그는 "2010년 비교적 승산이 높다고 여겨진 한명숙 (당시 서울시장 후보), 유시민(당시 경기지사 후보)이 떨어졌다. 그 선거 이후 노회찬 후보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 있었다. 그 논란을 지금 다시금 되풀이 하자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선거 촛불 대선이다. 누구도 정권교체 대세에 어긋날 수 없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완주로 인해 정권교체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진보진영 표심을 단속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심 후보는 "앞으로 일주일 남은 대선 기간 변수는 오직 하나 '심상정' 뿐"이라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강하게 호소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문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구도가 되면 개혁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며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하나마나 한 구도로 현상유지도 안 되는 정치"라고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특히 심 후보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고 하는데 문 후보는 너무 약하다. 대한민국의 지난 60년 체제를 바꾸는 대전환기에 치러지는 선거인데 재벌·기득권층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며 문재인 후보에게 돌직구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