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해수부,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차기 정권과 거래 시도"문재인 후보 측 "해수부 2차관 신설 약속한 적 없어" 보도내용 전면 부인박광온 공보단장, 항의 방문... SBS, 이튿날 기사삭제·사과문 발표

  • 지난 2일 오후 [단독] 차기 정권과 거래?…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 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해양수산부 측에서 부처 자리와 기구를 늘리는 거래를 문재인 후보 측에 시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킨 SBS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 공식사과 입장을 전달했다.

    'SBS 8뉴스'의 앵커를 맡고 있는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은 3일 오후 SBS를 통해 공식입장문을 발표, "이번 보도로 인해 상처 받았을 세월호 유가족과 문재인 후보,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성준 본부장은 "SBS 뉴스는 2017년 5월 2일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 보도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이었다는 의혹과, 탄핵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할 계획이었으나, 기사작성과 편집 과정에서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다"고 해명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기사를 작성한 기자나 검토한 데스크를 비롯해 SBS의 어떤 관계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오늘 새벽, 해당 기사를 SBS 뉴스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삭제한 것도 사실과 다른 의혹과 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도책임자인 제가 직접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안과 관련한 모든 사내외 조치는 외부의 어떤 간섭도 없이 자신의 책임 아래 진행됐다는 점을 확인 드린다"고 강조한 김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이번 보도 내용이나 해명 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SBS 8뉴스'는 익명의 해양수산부 관계자를 통해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 차기 정권과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라며 "문 후보 측에서 (세월호 인양을 조건으로)해수부 제2차관을 만들고, 해경을 해수부에 집어넣는 것 등을 약속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가 전해지자 해수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수부 대변인실은 "세월호 인양은 기술적 문제로 늦춰졌을 뿐 다른 고려사항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문 후보 측은 "SBS의 보도는 문재인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는 해수부 2차관 신설을 약속한 바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SBS는 3일 오전 "기사의 원래 취지는 정치권 상황에 따라 변화해온 해수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보도 내용에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다음은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이 배포한 공식 사과문 전문.

    SBS 뉴스는 2017년 5월 2일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 보도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이었다는 의혹과, 탄핵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사작성과 편집 과정에서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을 세월호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다만 기사를 작성한 기자나 검토한 데스크를 비롯해 SBS의 어떤 관계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또 오늘 새벽, 해당 기사를 SBS 뉴스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삭제한 것은 사실과 다른 의혹과 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도책임자인 제가 직접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한 모든 사내외 조치는 외부의 어떤 간섭도 없이 제 책임 아래 진행됐다는 점을 확인 드립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이번 보도 내용이나 해명 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오늘 세월호 유가족 한 분이 SNS에 언급하셨던 것처럼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위해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거나, SBS를 비롯한 언론이 세월호 참사 앞에서 지나친 보도 경쟁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SBS 뉴스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묵묵히 언론의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남은 대선 기간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보도에 한치의 오점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7년 5월 3일 (주) SBS 보도본부장 김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