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청사 만들 때 와이파이·ATM기기 도입…공항서 평양까지 고속도로·고속전철 건설도
  • 커티스 멜빈 美존스 홉킨스大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北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의 위성사진. 주변 민가를 새로 지었다고 한다. ⓒ美자유아시아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구글어스.
    ▲ 커티스 멜빈 美존스 홉킨스大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北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의 위성사진. 주변 민가를 새로 지었다고 한다. ⓒ美자유아시아방송 관련보도 화면캡쳐-구글어스.


    북한 정권이 벌이는 쓸데없는 짓 가운데 하나가 ‘전시용 마을’을 건설하는 것이다. 판문점 북쪽의 기정동이나 휴전선 일대에서 가정집으로 보이는 촌락들이 모두 ‘전시용 마을’이다.

    북한이 이번에는 평양 순안국제공항 주변에 새로 전시용 마을을 만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6일 美존스 홉킨스大 한미 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016년 10월 4일 민간 위성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찍은 사진을 보면 공항과 활주로 주변에 새로 건설한 민가가 많이 보인다”면서 “대부분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초까지 지어진 것으로, 구역은 최소 7개, 한 구역마다 20~30채의 집이 들어서 있다”고 지적했다. 짓고 있는 아파트의 모습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이를 두고 “평양을 찾는 외국인에게 현대화된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은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평양과 입국 후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 중에 볼 수 있는 도시 지역이 현대화를 과시하려고, 오래된 건물과 민가를 허물고 새로 지었다”고 분석했다고 한다.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주요 고속도로 주변 건물을 새로 짓거나 오래된 민가를 새로 단장한 사례를 많이 확인할 수 있다”며 평양 순안국제공항 주변 민가의 재건설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봤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당국이 2015년 순안국제공항에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는 제2청사를 완공한 뒤 평양과 공항을 잇는 고속철도, 고속도로를 건설하라고 지시하고, 공항과 고속도로 주변 건물의 현대화를 주문한 것을 지적하며,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분석에 힘을 실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평양을 중심으로, 지난 수 년 동안 전시용 도시를 건설하는데 많은 역량을 쏟아왔다”면서 “특히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인 2012년에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대규모 민간 주택 건설에 나선 바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순안국제공항은 제2청사를 건설하면서 인터넷 사용, ATM기 도입, 내부 장식 및 시설 고급화 등을 통해 국제기준에 맞추려 애썼지만, 영국 항공서비스 전문조사 기관 ‘스카이 트렉스’는 2017년 순안국제공항을 세계 최악의 공항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마식령 스키장을 시작으로 평양 일대 여명거리를 비롯한 초고층 아파트와 빌딩 건설,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자신의 업적을 만들려 하지만, 이들 사업에 ‘전시예비물자’까지 모두 탕진할 정도로 정부의 가용자원을 무계획적으로 사용해 북한 주민은 물론 노동당 간부, 북한군 장병들로부터 많은 원성을 듣고 있다.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와 고속도로, 고속전철 건설 또한 이런 원성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을 것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