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 작가 "홍 후보, 강우석 검사 '단독 모델' 아냐"홍준표 후보 "김PD와 작가가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었는데..이제와서?"

  •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인공 강우석 검사의 '실제 모델'이 누구냐를 놓고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송지나 작가가 치열한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시 '모래시계'의 조연출을 맡았던 박창식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모래시계 검사는 홍준표가 맞다"며 해당 논란에 쐐기를 박는 글을 남겨 주목된다.

    박창식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후보는 모래시계 검사로서 드라마 제작의 1등 공신이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며 90년대 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래시계'의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박 전 의원은 "최근 홍준표 후보의 모래시계 논란 관련 기사를 보고 당시 모든 제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그 당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며 "무슨 연유로 이러한 논란이 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래시계 검사는 홍준표'라는 주장은 드라마를 직접 제작한 프로듀서 입장에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저는 드라마 '모래시계'를 제작하기 전, 고 김종학PD와 함께 홍준표 검사를 만나 미팅을 여러번 했고, 그 자리에서 드라마 제작에 관련한 자료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그때 저와 김종학PD는 홍준표 검사를 통해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사법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후 모든 모래시계 촬영현장에서 홍준표 후보의 이야기를 토대로 연출 준비를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홍준표 검사는 1993년 일명 '슬롯머신 사건'을 지휘했던 이야기와, 부정부패 척결 등 당시 사회 이슈가 됐던 내용들에 대해 직접 자문도 해 줬고, 이러한 이야기가 없었다면 극 중 사법계의 흐름, 계보 등을 잘 녹여 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홍준표 검사의 부친이 '비료도둑'으로 몰려 누명을 쓴 일화를 이야기 했을 때에는 우리 제작진들이 각색해 반영하기도 했고, 1부 초반 탤런트 박상원의 아역이 연기할 줄거리가 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나아가 박 전 의원은 "저를 비롯한 연출자들은 홍준표 검사의 어렸을 적 고향을 찾아 그 당시 농협이 위치했던 곳, 지서(파출소) 등을 찾기 위해 사전 현장답사를 가기도 했다"면서 "당시 자신의 기억으론 홍준표 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들을 드라마 제작을 위해 만난 적은 없고, 이로 인해 저는 드라마 성공 이후 24부작 모래시계 비디오테잎을 홍준표 검사에게 직접 전달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모래시계'의 극본을 집필한 송지나 작가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었던 검사'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그 분은 '모래시계'를 집필할 때 취재차 만났던 여러 검사 중 한 분일 뿐"이라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당시 제가 만난 검사들이 대충 기억에도 열댓분. 그분들이 들려준 이야기와 각각의 캐릭터를 조금씩 취합해 만든 것이 강우석 검사였습니다.


    한 마디로 홍 후보는 강우석 검사의 '단독 모델'이 아니며 대본 집필을 위해 자신이 만난 십여명의 검사들 중 한 명이었다는 게 송 작가의 주장이다.

    그러나 과거 김종학 피디와 함께 드라마 연출에 참여했던 박 전 의원은 "드라마 제작을 위해 홍준표 검사 외 다른 검사들은 만난 적이 없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물론 작가의 입장과 피디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보다 리얼한 검사들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송 작가가 제작진과는 별도로 홍 후보 외 다른 전·현직 검사들을 만나 취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강우석'이라는 캐릭터가 송 작가의 말대로 여러 검사들의 특징을 골고루 조합해 만든 것이었다면, 당시 김종학 피디의 오른팔로 활동했던 박 전 의원이 "드라마 제작을 위해 다른 검사들을 만난 적이 없었다"는 글을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박 전 의원은 "드라마가 성공리에 방영된 뒤 '모래시계' 비디오테잎을 홍준표 검사에게 직접 전달했으며, 홍준표 검사가 정치 출마를 할 당시 김종학 PD, 탤런트 박상원 등과 함께 현장 유세까지 참여했었다"고 밝혀, 드라마 제작에 있어 홍 후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컸음을 인정했다.

    "여타 언론에서도 현직 검사로서 디테일한 스토리구성에 도움을 줘 사회적 반응도 컸다는 내용이 집중 기사화 된 적이 있고, 마케팅 및 홍보효과도 대단했었다"는 박 전 의원의 말도, 당시 드라마 제작에 도움을 준 홍 후보를 '모래시계 검사'로 부르는 데 달리 이견이 없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의 글은 지난 5일 송 작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올린 홍 후보의 글과도 일맥상통한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송파에서 처음 당선됐을 때 김종학PD가 박상원씨와 같이 와서 축하도 해줬다"며 "드라마 성공 직후 24부작 비디오테이프를 서초동 한강 한정식에서 식사하면서 제게 건네 주고 김PD와 작가가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았냐"고 밝혀, 앞선 박 전 의원의 글보다 좀 더 상세한 기억을 떠올렸다.

    또 홍 후보는 "작가, PD와 협의해 자신이 제안한 '이카루스의 날개'라고 드라마 제목을 하기로 했다가, 박철언 전 의원 논고에 그 말이 사용됐다고 해서 제목을 권력의 유한성을 의미하는 '모래시계'로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 (제작진만이 알 수 있는)제목에 얽힌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아가 "원래 검사 역으로 최재성씨가 좋다고 제안했는데 그가 거절해 최민수, 이병헌, 박상원으로 배역이 바뀌었고, 깡패와 검사가 친구라는 설정도 자신이 스토리텔링 해준 것이었다"며 "그렇게 도움을 준 드라마로 김PD와 송 작가가 CJ에 스카웃됐고 '인샬라'라는 영화까지 찍게 됐는데 은혜도 모르는 SBS와 이와 관련되는 분들은 자중하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영돈 PD가 써낸 『영상 콘텐츠 제작 사전』에 따르면 1995년 1월 9일부터 1995년 2월 16일까지 SBS에서 방영됐던 24부작 드라마 '모래시계'는 1998년 1월부터 전국적으로 재방송됐다. 이 드라마의 영향으로 수도권 방송이었던 SBS는 4개 지역 민방으로 개국하는 전기를 맞게 됐다.

    한국방송사상 역대 시청률 3위를 기록한(64.5% 1995년 2월 16일 방송) '모래시계'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묘사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처음으로 다룬 드라마로, 평균 시청률 50.8%를 기록할 정도로 방영 기간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모래시계가 방영되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일찍 귀가해 거리가 한산할 정도여서 모래시계를 '귀가시계'라고 부르기도 했다.

  • ▲ [사진 출처 = 박창식 전 의원 페이스북]
    ▲ [사진 출처 = 박창식 전 의원 페이스북]

    다음은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SBS 허위사과 방송과 문후보측의 방송국 압력을 공격하니까 갑자기 모래시계 작가분이 그 드라마는 저를 주인공으로 한것이 아니라고 했다고 합니다.

    무슨 연유로 그런 말을 했는지 대강 짐작은 합니다만 1996.4.11. 총선때 30분짜리,15분짜리,5분짜리를 SBS프로덕션에서 만들어 주어 홍보에 사용한 이래 지난 22년 동안 제가 선거에 사용했는데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다가 이번에 느닷없이 그런 말을 하는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작가, PD와 협의하여 제가 제안한 이카루스의 날개라고 하기로 하였는데 박철언 논고문에 제가 그말을 사용했다고 하여 드라마제목을 권력의 유한성을 의미하는 모래시계로 하지 않았던가요?

    케스팅도 저는 검사역에 최재성이 좋다고 했는데 최재성이 거절하여 최민수ㅡ이병헌ㅡ박상원으로 바뀐것이 아니었던가요?

    제가 송파에서 처음 당선되었을때 김종학PD가 박상원씨와 같이 와서 축하도 해주지 않았던가요?

    드라마 성공직후 24부작 비디오테이프를 서초동 한강 한정식에서 식사하면서 제게 건네 주고 김PD와 작가가 제게 고맙다고 인사 하지 않았던가요?

    깡패와 검사가 친구인것은 작고한 신건 검사님과 이승완 호청년회장을 모델로 하라고 한것도 제가 스토리텔링 해준것이 아니었던가요? 나는 그 드라마로 대중적인 인물이 되어버려 검사를 하기에는 이젠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 드라마로 주가가 치솟아 CJ에 스카웃되어 김PD와 작가는 인샬라 라는 영화도 찍고 하지 않았던가요? 대선이 되다보니 별희안한 주장도 다 나오네요.은혜도 모르고 SBS와 이와 관련되는 분들은 자중하십시오.


    다음은 박창식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홍준표 후보는 모래시계 검사로서 드라마 제작의 1등 공신이다]

    드라마 <모래시계> 프로듀서 겸 조연출로 당시 참여했던 19대 국회의원인 박창식은 최근 홍준표 후보의 모래시계 논란 관련 기사를 보고 당시 모든 제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사람으로써 그 당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무슨 연유로 이러한 논란이 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래시계 검사는 홍준표'라는 주장에 대해 드라마를 직접 제작한 프로듀서 입장에서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드라마 <모래시계>를 제작하기 전, 고 김종학PD와 저는 함께 홍준표 검사를 만나 미팅을 여러번 했고, 그 자리에서 드라마 제작에 관련한 자료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이 때 저와 김종학PD는 홍준표 검사를 통해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사법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이후 모든 모래시계 촬영현장에서 홍준표 후보의 이야기를 토대로 연출 준비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함께 홍준표 검사는 1993년 일명 <슬롯머신 사건>을 지휘했던 이야기, 부정부패 척결 등 당시 사회 이슈가 되었던 내용들에 대해 직접 자문도 해 주었고, 이러한 이야기가 없었다면 극 중 사법계의 흐름, 계보 등을 잘 녹여 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며,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입니다.

    또, 홍준표 검사의 부친이 '비료도둑'으로 몰려 누명을 쓴 일화를 이야기 했을 때는 우리 제작진들은 극 중 각색하여 반영하기로 하였고, 1부 초반 탤런트 박상원 아역이 연기할 줄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뒤 저를 비롯한 연출자들은 홍준표 검사의 어렸을 적 고향을 찾아 그 당시 농협이 위치했던 곳, 지서(파출소) 등을 찾기 위해 사전 현장답사를 가기도 하였습니다.

    홍준표 검사가 이러한 에피소드를 말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극중에 세부적으로 개인사가 묘사되었을까요?

    이 당시 저의 기억에 홍준표 검사를 제외한 다른 검사들을 드라마 제작을 위해 만난 적은 없고, 이로 인해 저는 드라마의 성공 이후 24부작 모래시계 비디오테잎을 홍준표 검사에게 직접 전달한 적도 있습니다.

    모래시계 드라마가 성공 후, 저와 김종학PD, 제작팀 일부는 함께 현 CJ에서 만든 제이콤이라는 회사에서 프로듀서로 재직할 때 1996년 송파갑 총선, 2001년 동대문을 총선에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드라마 모래시계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을 당시도 제가 직접 영상 및 사진자료를 전달한 바도 있습니다.

    특히, 홍준표 검사가 송파에서 첫 출마 시 김종학 PD, 탤런트 박상원 씨, 저 박창식과 함께 만나 현장 유세 격려를 하기도 했고, 일부 연기자는 직접 차량유세까지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당시 제작진 및 SBS 관계자들도 다들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며, 이들은 현업에서 지금도 일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러한 점들은 지난 1995년 1월 14일자 동아일보, 1월 16일자 경향신문, 1월 22일자 동아일보 등에 모래시계 제작 계기 및 자문으로 홍준표 검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고

    이 외에 여타 언론에서도 현직 검사로서 디테일한 스토리구성에 도움을 줘 사회적 반응도 컸다는 내용이 집중 기사화 된 적이 있고, 마케팅 및 홍보효과도 대단했습니다.

    지난 22년 간 이에 대해 아무런 반론이 없었으며, 우리 제작진들도 이는 사실이라고 믿어 왔기에 그 동안 우리 국민들은 모래시계 검사=홍준표 라는 고유명사로 인식을 해 온 것입니다.

    따라서 홍준표 후보는 모래시계 검사로서 당시 드라마 제작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고, 모래시계를 일약 국민드라마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였기에 모래시계 검사=홍준표 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모래시계는 거꾸로 흐르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