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일괄복당'지시한 洪과 각 세워… 당권 힘겨루기?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가운데)와 정우택 원내대표 (왼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가운데)와 정우택 원내대표 (왼쪽).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1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권 도전을 하지 않을거라 본다"고 언급했다.

    대선 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원내대표가 홍 전 경남도지사를 먼저 견제하는 모양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1월과 2월, 대통령 후보를 내지 못할 정도의 입장이었지만, 대선을 통해 적통 보수정당으로 재건할 수 있는 기반과 여건을 허용해주셨다는 점에서 공감한다"며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무너진 정당을 재건해 온 것에 국민들께서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역시 정권교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각인이 된 선거가 아닌가 말씀드린다"며 "저희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가했지만, 더 많은 것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해 날을 세웠다. 탈당파 의원 복당 논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그때 홍 후보는 그렇게 하면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다고 판단 한 것 같지만, 저는 오히려 지지율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그렇게 한 것이 홍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된 요인 중 하나"라며 "유승민 후보 쪽에 지지율이 더 갔다고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소위 당무 우선권 규정을 갖고 말씀을 했는데 당헌 104조의 규정이 모든 절차와 과정을 다 무시해버리는 이런 초당헌적 규정은 아니라 판단했다"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자리에서 비대위 논의 결과 복당 거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친박계 의원들의 징계해제 문제도 같은 잣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 이 문제가 불거지면 지난해 12월로 당이 되돌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문제는 차기 지도부, 정식 지도부가 나오면 거기서 논의돼야하는 상황"이라며 "전당대회로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분류됐던 홍 전 경남도지사는 지지율이 바닥이던 시기에 '구원투수'격으로 대선에 출마해 줄곧 '보수대통합'을 외쳤다. "이 선거는 보수 40, 진보 40, 중도 20의 선거"라며 "선거구도상 보수가 모두 결집한다면 반드시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무너진 보수를 한 곳에 결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 후 당권에도 이름이 거론됐다.

    홍 후보 역시 당대표직에 관심이 있는 듯 보였다. 지난 10일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았다"고 했다.

    나아가 "앞으로 당내 분쟁없이 한마음이 되어 좀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면 곧 다가올 지방선거, 총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 주장에 동조하면서 홍 후보 견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확실한 친박계 후보로 전당대회에 나설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 시절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한 뒤로 인명진 위원장과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 서청원 의원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야권 성향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계가 경우에 따라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을 당 대표 후보로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