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력 보수진영 대선주자… 향후 행보에 이목 쏠려"무거운 중압감에 밤잠 못이뤄" 대통령 권한대행 소회 밝히기도
  • 황교안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무총리 취임 이후 694일, 총리직을 내려놓는 황교안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력 보수진영의 대선주자로 부상했던만큼, 정치 활동에 나서 19대 대선 패배로 진통을 겪고 있는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되기 때문이다.

    황교안 총리는 11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임식을 하고 "혼자 생각해놓은 것이 있다"라며 "시간을 조금 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황교안 총리는 출입기자단과의 송별 오찬에서 "사임한다면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가족에게 돌아갈 것이고, 내 건강도 챙기고 하겠다"면서 "그다음에 뭘 할지 설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진행 중이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여부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는만큼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15일 황교안 총리는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직접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선언 이전까지 황교안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2위를 다투는 등 보수진영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내년 지방선거나 재보궐 선거까지 보수진영이 이렇다 할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사분오열을 이어간다면, 황교안 총리가 대안으로 재부상할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교안 총리가 내년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으로 정치행보를 시작하지 않겠나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지난 2002년부터 역대 서울시장을 살펴보면 대체로 집권당이 아닌 야당에서 시장이 배출되는 경향을 보이면서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에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시장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도 한나라당 소속의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에는 지금의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바 있다.

    다만 당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이자, 언제든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논란을 겪을 수 있는만큼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황교안 총리는 이임사에서 "돌이켜보면 지난 몇 달간 국정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무거운 중압감에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며 5개월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던 것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생각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 잃지 말고 긍정의 힘, 배려와 관용 정신으로 함께 나가야 한다"며 사회적 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