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들과 15~20분 간 전화 통화하며 상호 협력방안 논의
  •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호주, 영국, 독일, 러시아 정상과 연이어 전화 통화를 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약 20분 간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과 북한의 핵(核) 문제를 협의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극복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호주 FTA 발효 후 한국의 식탁에서 호주산 와인과 소고기가 각광받는 먹거리가 돼가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통상 협력이 더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호주는 우리와 함께 5개국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 회원국으로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여러 문제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턴불 총리는 "자유무역을 옹호하고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자는 문 대통령님의 의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호무역 확산에 대해 함께 극복하고 협력해 나기길 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만나는 '2+2 회의' 등을 통해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두 정상은 상호 방문 초청을 하면서 7월 초 독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오후 4시 30부터 약 20분 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견한 혈맹이자 유럽 내에서 우리 재외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로서 매년 영국을 방문한 우리 국민이 약 40만명에 달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고 가깝게 느끼는 나라"라고 인사를 전했다.

    또 "영국은 유럽 국가 중 교역과 투자 부문에서 한국의 제2위 협력 파트너로, 양국간 긴밀한 경제 관계가 브렉시트에 영양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원전 해체 등에서 높은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영국과의 협력도 강화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께은 북한의 핵(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영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이란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영국이 했던 역할을 소개하며 자신들의 경험을 한국 정부와 공유하겠다고 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대비해 한국과 투자와 교역 관계를 더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길 희망한다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오후 5시 30부터 약 15분 간 통화를 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이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베를린을 먼저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초청에 사의를 표하며 외교 경로를 통해 방문 문제를 협의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독일이 금융위기, 난민문제, 브렉시트 등 EU 내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인상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독일은 유럽국가 중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일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으로 두 나라가 중소기업, ICT 분야, 4차 산업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독일이 이란 핵문제 해결에서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독일이 많은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분단의 비극과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국가로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데 있어 독일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정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에서 다시 안정된 국정이 가능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대북정책을 비롯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에 큰 관심을 표명하며 앞으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오후 8시부터 약 20분 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러시아에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특사단을 직접 접견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와 국경을 맞댄 이웃나라 러시아는 유라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를 설명했다.

    첫 번째 과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더 이상 핵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러시아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저도 남북대화와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두 번째 과제로 문 대통령은 "북극항로 공동개척과 에너지 협력 등 신성장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시베리아 천연가스관이 한국까지 내려오고, 한국의 철도망이 시베리아 철도망과 연결되는 시대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오늘 거론된 모든 분야에서 계속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감을 표시한 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는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양 정상은 상호 방문 초청을 하고 7월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의 만남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