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대 특강서 '위안부 재합의 논의' 비판 등 쓴소리 작렬'촛불 정권' 폄훼 발언 잇따르자 학생들 단체로 강의실 빠져나가

  • 구학서 신세계그룹 고문이 이화여대 경영대학에서 가진 특강에서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며 사실상 현 정권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구학서 고문은 지난 17일 이대 경영대 '경영정책' 수업 도중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의 발언을 여러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최근 정치권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재논의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일본은 한번 정한 일은 번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자꾸 번복한다"며 한국의 국민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가하면, 플라톤이 설파했던 '중우정치(衆愚政治)'를 거론하며 "2400년 전에 우매한 군중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촛불로 바뀐 정권은 우매한 민중이 이끄는 민주주의"라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구 고문은 "낮에 골프장 가면 여자들끼리 오는 나라는 한국 뿐이고, 호텔 레스토랑도 다 여자 뿐"이라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은 강의를 듣던 학생으로부터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한 항의를 받자 "개인 의견은 다를 수 있는데 왜 생각을 말한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느냐"고 되레 면박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의하면 이날 구 고문의 특별 강의는 학생들이 중간에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10분 일찍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구 고문의 강연 내용이 논란을 빚자 김성국 이대 경영대학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구 고문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판단한다"며 "학장으로서 유감"이라고 말한 뒤 "경영대 차원에서 앞으로 구 고문에게 강연을 요청하지도 않을 계획"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고문은 17일 오후 이대 측에 "저의 개인 생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수강생 여러분께 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수강생들과 이대 경영대학에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구 고문은 삼성그룹 비서실을 거쳐 신세계 대표이사로 10년간 근무한 뒤 2014년 회장직을 반납,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