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의 대명사 로저 무어, 89세 일기로 별세암투병 중 스위스서 숨져

  • '007 시리즈' 역대 최다 출연자로 국내 올드 팬들에게도 친숙한 명배우 로저 무어(Roger Moore)가 향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지 시각으로 23일 로저 무어의 유가족은 공식 성명을 내고 "암 투병 중이던 로저 무어가 스위스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전했다.

    '제임스 본드'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로저 무어가 숨지자, 그를 아는 수많은 스타들, 특히 역대 '제임스 본드'들이 SNS에 추모의 글을 올리며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모습이다.

    5대 제임스 본드로 열연했던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을 올린 뒤 "오늘 아침 당신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당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자, 가장 위대한 제임스 본드였으며 나를 이 시리즈로 이끈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6대 제임스 본드로 '현역' 신분인 다니엘 크레이(Daniel Craig)는 "그 누구도 당신보다 더 잘 (제임스 본드를)연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고, 초대 제임스 본드로 총 6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던 숀 코네리(Sean Connery)는 "생전 로저 무어와 좋은 시간들을 보냈는데 언제나 유머가 가득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아프고, 몹시 그리울 것"이라는 위로를 건넸다.



  • 로저 무어가 처음으로 출연한 007 영화 '죽느냐 사느냐(1973)'에서 '본드걸'로 호흡을 맞췄던 제인 세이모어(Jane Seymour)는 "그는 내게 직업적인 윤리관과 겸손함 등을 알려줬고, 언제나 배려심이 깊고 유머러스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고, '007 시리즈'의 제작자인 마이클 G. 윌슨(Michael G. Wilson)은 "로저 무어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진짜 영웅이었다"며 생전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했던 공을 높이 샀다.

    '죽느냐 사느냐'의 OST 곡(Live and Let Die)에 참여하며 로저 무어와 인연을 맺은 팝스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는 "'죽느냐 사느냐'로 로저 무어를 알게 된 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며 "그는 훌륭한 사람이자 제임스 본드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로저 무어는 2차 대전 중 영국군에 들어가 대위로 복무했다. 제대 후 로열연극아카데미에 다니며 연기자가 된 로저 무어는 1953년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사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TV시리즈 '매버릭(1957~1962)'으로 미국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그는 드라마 '세인트(1962~1969)'에서 사이먼 템플러 역으로 열연하며 인기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1973년 007 시리즈 제 8탄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3대 제임스 본드가 된 로저 무어는 제 14탄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1985년)'까지 총 7개의 시리즈에 출연하며 12년간 제임스 본드 역을 독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년)' - 007 8탄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년)' - 007 9탄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년)' - 007 10탄
    '문레이커(Moonraker, 1979년)' - 007 11탄
    '포 유어 아이즈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년)' - 007 12탄
    '옥토퍼시(Octopussy, 1983년)' - 007 13탄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년)' - 007 1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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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자료 = 네이버 영화 / 피어스 브로스넌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