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측이 공단 내 한국기업 차량 사용한 정황 파악…그만둬라” 촉구
  • 美'디지털 글로브' 위성에 포착된 개성공단 내 차량이동. ⓒ美RFA-구글어스.
    ▲ 美'디지털 글로브' 위성에 포착된 개성공단 내 차량이동. ⓒ美RFA-구글어스.


    북한이 폐쇄 중인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들의 화물차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5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개월 후인 2016년 12월, 개성공단 만남의 다리 인근 도로에서 한국 기업 소유로 추정되는 대형차량이 운행 중인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 차량과 동일한 모양의 차량 2대가 개성공단 내 북한 측 검문소 바깥 지역에서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美민간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2016년 12월 9일(현지시간) 촬영해 ‘구글 어스’에 제공한 사진에서 포착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 측 인원이 한 명도 없는 개성공단 내에서 대형차량 한 대가 도로를 운행하고, 같은 모양의 차량이 개성공단 검문소 바깥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016년 12월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전기밥솥 등 일부 제품을 빼돌려 중국에 판매하려 한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북한 측이 한국 기업들의 대형차량을 무단으로 사용해 한국 기업들의 자산을 반출하고 있는게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사진을 본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CISAS)의 닉 한센 객원연구원도 “북한이 한국 기업의 차량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닉 한센 객원연구원은 위성사진 속 대형차량의 색상이 흰색이고, 길이는 11m로, 개성공단 검문소 바깥에서 발견된 차량 2대와 색상, 크기가 동일한 것으로 분석했다.

    닉 한센 객원연구원은 “이 차량들은 개성공단 내 주차장에 있는 일부 차량과도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폐쇄된 개성공단 내에는 한국 측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북한 측이 운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 美'디지털 글로브' 위성에 포착된 개성공단 검문소 바깥의 한국 기업 대형차량들. ⓒ美RFA-구글어스.
    ▲ 美'디지털 글로브' 위성에 포착된 개성공단 검문소 바깥의 한국 기업 대형차량들. ⓒ美RFA-구글어스.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화물적재함 문이 옆으로 열리는 22톤에서 25톤짜리 윙바디 화물트럭의 평균 길이는 10m로 위성사진에 포착된 차량과 제원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해당 날짜에 개성공단 차량이 이동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일부 차량의 이동 동향이 포착된 바 있다면서 북한의 공단 내 차량 무단 사용은 한국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한편, 한국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사실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개성공단 재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위반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안팎에서는 머지않아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 안팎에서는 북한과의 군·민간 통신선 복구 등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아니라 美의회에서 검토 중인 새 대북제재법안이다. 이 법안은 북한과 교역하거나 자금을 대는 모든 국가에 대해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할 경우 美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