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제1야당 강력 반대에도 인준 강행할지 지켜볼 것…31일까지 기다린다"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그는 30일 긴급원내대책회의를열고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그는 30일 긴급원내대책회의를열고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을 강행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내에선 '보이콧' 등 강경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지도부는 '불통' 이미지를 염려해 막판까지 고심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30일 긴급원내대책회의 직후 취재진을 만나 "(총리 인준안이) 직권상정 내지 다른 방법에 의해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갔을 때 어떻게 할지,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원내지도부에 모든 것을 일임키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30일 오후 자유한국당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간사단 회의를 열어 오는 31일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의결키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다만 우리로선 아직 내일 본회의까지 시간이 있다"며 "(그 사이) 청와대나 여당의 여러 조치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는 "이외에도 강경화·김상조 내정자에 대해 소위 '부적격 덩어리'라는 표현까지 나올정도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두 내정자에 대해서도 스스로 본인들이 내정을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이 이처럼 강경하게 대응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기선제압'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을 꺾고 인사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쪽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보수색이 강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다른 당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이 국회를 통과한다하더라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설사 통과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반대하는 강한 야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투표를 보이콧 하는 방안이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야권 관계자는 "표결에 들어가서 하는 반대는 정식 절차를 통해 의사를 표시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표결 자체에 응해준다는 느낌이 있어 저자세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며 "만일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을 한다면 반대표결보다 더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른정당이 똑같이 반대 입장을 낸 상황이어서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카드"라며 "다만 비협조적이고 불통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민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같은 자리에서 "제1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실지 여부는 문재인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혹시 이 문제로 일어날 여러가지 책임과 문제 역시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오는 31일까지 (대응 방안을) 열어놨으니, 31일 여러가지 반응을 보면서 입장을 정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의석이 107석인 자유한국당의 경우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자력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이낙연 후보자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국민의당도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매우 긴박하고 위중하다"며 "개인적 친분이 있는 야당 의원들과도 소통에 힘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