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 "테러 아닌 단순 강도로 추정…용의자 분신자살 추정"
  •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호텔 카지노에서 무장 괴한이 침입 총격·방화를 저질러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최소 36명이 숨졌다. 사진은 관련 美'CNN' 보도 일부.ⓒ美'CNN' 보도영상 화면캡쳐
    ▲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호텔 카지노에서 무장 괴한이 침입 총격·방화를 저질러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최소 36명이 숨졌다. 사진은 관련 美'CNN' 보도 일부.ⓒ美'CNN' 보도영상 화면캡쳐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호텔 카지노에서 무장 괴한이 침입, 총격·방화를 저질러 한국인 1명을 포함해 최소 36명이 숨졌다.

    美‘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새벽, 복면을 쓴 무장 괴한이 필리핀 ‘리조트 월드 마닐라’의 카지노에 침입 후 대형 TV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고 한다. 이후 괴한은 테이블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고 한다.

    괴한은 혼란을 틈타 물품 창고에서 1억 1,300만 페소(한화 약 25억 5,000만 원)어치의 카지노 칩을 챙겨 달아났다.

    괴한은 이후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한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괴한이 분신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英‘로이터’에 따르면 로날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괴한은 침대 위에서 담요로 몸을 휘감고 휘발유를 부어 불을 붙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기준, 한국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부상자 3명은 연기 흡입 및 대피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건 현장과 다른 층에 있던 한국인 1명은 아래층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을 목격하고 대피, 휴식을 취하던 중 사망했다”면서 “심장마비로 추정되나 정확한 사인은 부검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당국은 당초 이번 사건에 피해자가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사망자들의 사인은 총상이 아닌 유독 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알려졌다.

    英‘로이터’에 따르면 사건 현장 인근의 한 병원 관계자는 “후송된 환자 대부분은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일부 골절상도 있지만, 총상 환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테러 감시단체 ‘시테(SITE)’는 테러조직 ‘대쉬(ISIS)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필리핀 정부가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발령, ‘대쉬’ 추종 반군을 진압 중인 현실과 연결지었다.

    그러나 필리핀 경찰은 괴한이 불을 지른 뒤 카지노 칩을 탈취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단순 강도로 판단하고 있다.